“영어 간판 써주세요”시카고 한인 음식점 개선 시급
언어소통, 음식메뉴, 주차난 개선 돼야
난 한식이 너무 좋아요. 매운 김치도 맛있고요. 하지만 한식당은 좁고 불편하고 영어메뉴가 제대로 되지 않아 음식주문은 힘듭니다. 한글로 표기된 식당간판은 읽기도 외우기도 힘들어 다시 못찾아오곤 합니다.
시카고 한인타운내 갈비집은 죄다 다 가봤다고 자랑하는 마크(22)씨는 기자에게 한 갈비집 식당 주인이 나를 차별했다며 볼멘소리를 했다. 식후 매번 식혜를 대접받았는데 하루는 주인이 한인들만 주고 자신은 주지 않았다는 것. 식당측은 식혜는 서비스 차원에서 나오는 것이고, 바닥날 땐 못주곤 하는데 먼저 온 손님에게 줬으면 줬지 누굴 차별하진 않았다고 답했다. 그러나 마크씨는 이내 못마땅하다며 주인에게 나도 달라고 말하고 싶었지만 음식 이름도 어렵고 영어도 통하지 않아 불편을 겪었다고 전했다.
지난해 다운타운에서 열린 푸드박람회에서 만난 한 관계자는 기자에게 여러 식당을 다녀보지만 한인과 베트남인들만 유독 식당 이름을 자기 언어로 적는다며 하루는 로렌스길에 위치한 한 한식당에 들어갔다가 주차 문제로 밖에 잠시 나왔는데 주변이 온통 한글로 적힌 한식당 뿐이라 결국은 같은 곳을 찾지 못하고 다른 식당으로 향해야 했다는 경험담을 전하기도 했다.
한류바람을 타고 한식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지만 정작 시카고 한인타운 내 한식당을 이용하는 타인종들은 언어소통, 음식주문, 주차곤란 등의 문제는 물론이고 심지어 잘못 표기된 메뉴판, 한글로만 된 식당 간판 때문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토로했다.
이같은 현상은 지난달 본보가 실시한 ‘베스트 7 한식당을 찾아라’ 설문조사에서도 여실히 드러났다. ‘조선옥’ ‘산수갑산’ ‘다래정’ 등은 타인종 손님들도 즐겨 찾으나 식당이름을 발음하기가 어려워 대신 ‘오케이 레스토랑’ ‘포스터와 웨스턴 만나는 곳에 위치한 한식당’ ‘링컨길 도미닉 건너편’ 등으로 대신 부르고 있다는 것.
한인타운내 한식당 투어를 낙으로 삼는다는 밋업닷컴의 한국어 공부모임 참가자 중국인 왕씨는 영어 주문이 어려워 곤란을 겪은 것이 여러 차례라며 하루는 갈비를 먹으러가서 주인에게 ‘이 고기가 어느 부위냐’고 묻자 한인 주인이 여기 여기라며 자기 몸을 가리키더라고 전했다. 친절한 건 좋지만 적어도 영어메뉴에 고기 부위를 적어뒀더라면 그런 민망한 상황은 안겪어도 될텐데, 한식당 메뉴는 표기도 각각 다른데다 설명이 부족해 주문이 망설여진다고 그는 덧붙였다.
이와 관련, 올해부터 임기를 시작한 한인요식업협회 이동렬 회장은 음식의 정식 영문표기법뿐만 아니라, 내용물에 대한 부연설명을 충실화하는 작업, 영어로 하는 음식 주문을 받는 방법 등에 대한 세미나를 준비 중이면서 타인종 손님의 기대에 부응하는 한식당의 변화된 모습을 보여줄 것이라고 전했다.
<송희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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