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달라스가 너무 시끄럽다. 한인 사회에 모범을 보여야 할 지도급 인사들이 ‘불필요한’ 잡음을 만들어 내고 있다. 잡음의 ‘데시빌’이 너무 높아 귀를 막고 싶은 심정이다.
더욱이 달라스 한인들의 귀를 어지럽히는 이같은 잡음의 진원지가 한인회장의 ‘입’이라는 데에 더욱 참담함을 느낀다. 지난 16일자로 직무정지된 김윤원 전 달라스 한인회장은 29대 달라스 한인회장 선거에 야합이 있었다는 폭탄선언을 하고 현재 잠적중이다.
그가 ‘엄선’한 일부 주간지들에 따르면 김 전회장이 김호 29대 회장 당선자가 입후보 자격이 없는데 이를 위조해 출마가 가능하도록 해줬다는 게 그가 폭로한 내용의 골자이다.
선거관리위원장도 ‘입맛’에 맞는 사람으로 임명하고 선거공고 일정도 앞당겨 발표하는 등 치밀하게 전략을 공모했다고 한다. 이같은 야합의 댓가는 ‘달라스 한인사’ 편찬사업에 대한 지원이었다고 한다.
따질 것은 따져보자. 우선 이같은 야합이 가능할 수 있었던 달라스 한인 사회의 민도부터 안타깝다. 이같은 사실을 인지하고도 미연에 여론화시키지 못한 지역언론의 무능과 책임방기도 아프게 받아들여야 할 부분이다.
하지만 ‘야합’ 이후 상대편이 자신의 요구대로 움직여주지 않는다고 해서 아예 ‘판’을 깨버리겠다는 ‘가미가제식’ 발상과 작태는 한심하다는 말이외에는 달리 표현할 길이 없다.
그것도 ‘한인 사회의 얼굴’이나 다름없다는 한인회장이 나서서 말이다. ‘누워서 침뱉기’는 바로 이런 경우를 말한다. 이같은 사실이 주류 백인사회는 물론 다른 소수계 커뮤니티에 알려진다면 무슨 국제 망신이겠는가. 또한 커나가는 우리 후세들이 이를 보면서 무엇을 배우겠는가.
의뢰할 수 만 있다면 이번 사건을 수사기관에 의뢰, 객관적 사실관계를 명백히 규명하도록 해야 맞다. ‘공직’은 아니지만 ‘공인’이라 할 수 있는 한인회장직을 놓고서 ‘음지 지향적 뒷거래’가 있었다면 한인사회 전체가 나서 선거를 무효화하고 당사자의 처벌을 요구해야 할 일이다.
하지만 실사구시적 관점에서 냉철하게 판단해 보자. 더이상의 사태 악화가 불러올 수 있는 ‘후폭풍’을 차분히 고려하면서.
한인회는 법적 구속력이 없는 봉사기관이다. 김치를 먹고 한국말을 쓰는 우리네 동포들끼리 대외적으로 내세울 대표성 있는 단체를 만들어보자는 취지로 결성되기 시작한 느슨한 조직체일 뿐이다. 시쳇말로 한인회장이 된다고 해서 ‘돈이나 밥’이 나오는 데가 아니다. 이민의 애환을 같이하는 동족을 위해 봉사하겠다는 생각으로 한인회장에 출마한다. 누가 돈을 지원해주는 것도 아니기 때문에 자비에서 활동비를 충당해야 한다.
이와 관련, 지난 16일 열린 달라스 한인회 긴급 이사회는 한인회의 ‘어글리한 상황’을 ‘아름다운 결론’으로 이끌어냈다. 달라스 한인사회의 성숙 가능성을 보여줬다. 희망을 보여줬다.
‘아름다운 결론’의 주인공은 이날 졸지에 ‘보름짜리’ 회장대행으로 임명된 백흥원씨이다. 달라스를 사랑하는 분이라면 지금 상황에서 신중하게 대처, 처신해야한다. 백대행의 호소력있는 ‘달라스 사랑론’이 잠시나마 비등했던 재선거 실시 주장이나 별도의 독립적인 진상규명위원회 구성론 들을 물리치며 그날 이사회의 ‘휘날레’를 장식했다. 더이상의 치부가 드러나서 달라스에게 돌아올 이득은 무엇이겠는가라는 그의 논리는 단순히 문제를 덮고 가자는 얘기로 호도될 수도 있다. 하지만 그의 호소가 가슴에 와닿는 이유는 뭘까? 아마도 ‘강호’의 이해관계에 얽히지 않은 그의 ‘순일무잡’함 때문이리라. 그의 느낌과 생각이 달라스 한인사회를 구성하고 있는 ‘민초들’의 관점에 가장 범접했기에 여타의 ‘원칙론’적 주장들을 잠재울 수 있었으리라.
이제 세모가 얼마남지 않았다. ‘아름다운 결론’에 이어지는 적절한 후속조치들이 나오기 바란다. 결자해지의 용기와 지혜를 달라스는 원하고 있다. 생업에 찌들린 얼굴들을 펴지게 하는 소식들을 기대해보자. 특히 달라스 한인회 관계자들로부터.
<김영걸 편집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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