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세기 프랑스 의사였던 조셉 기요땡(Guillotin)이 살던 시대의 형벌은 지금과 비교하면 너무나 끔찍했다. 평민이 죽을죄를 저질렀을 때는 거열형에 처해졌다. 팔다리를 네 마리의 황소에 묶은 후 네 방향으로 몰아 사지를 찢어 죽이는 벌이다. 귀족은 교수형이나 참수형에 처해졌는데 이는 거열형보다는 낫지만 역시 큰 고통이 따랐다. 밧줄을 잘못 매거나 칼질을 잘못해 오랫동안 숨이 끊어지지 않는 경우가 종종 있었기 때문이다.
사형 폐지론자였던 기요땡은 사형을 아예 없애지 못한다면 최소한 고통만은 없애야 한다는 생각으로 단두대를 고안해냈다. 그것이 기요띤이다. 기요띤의 칼날이 목을 자르는데 걸리는 시간은 50분의 1초. 직접 당해보지 않은 사람이 아니면 장담은 할 수 없지만 고통을 느끼기에는 너무나 짧은 시간이다. 그러나 인도주의자가 발명한 이 도구는 프랑스 혁명 발발과 함께 귀족과 반혁명 분자의 목을 자르는 수단으로 이용되면서 공포의 상징이 됐다. 1977년까지 사형 집행 수단으로 사용되던 기요띤은 1981년 프랑스에서 사형제가 폐지되면서 역사의 유물로 사라졌다.
19세기 이후 널리 쓰여 온 사형 방법의 하나는 전기 의자다. 전기 의자가 처형 수단으로 보급되는 데는 에디슨의 공이 컸다. 자기 회사 GE의 경쟁사인 웨스팅하우스가 전기 의자를 만들자 에디슨은 각 주 정부가 이를 사형 수단으로 채택하도록 적극적인 로비를 펼쳤다. 사람을 죽이는 위험한 물건을 만든 회사 제품을 일반 고객들은 원하지 않을 것이란 판단에서였다.
그러나 이 또한 비인도적이란 반대에 부딪쳐 요즘은 거의 사용되지 않는다. 작년 미국에서 처형된 사람은 모두 59명인데 그 중 전기 의자로 죽은 한 명만 빼고는 약물 투여로 사망했다. 사형을 허용하는 38개 주 중 텍사스에서 죽은 사람만 23명이다. 텍사스 출신 사람들은 뭔가 다르긴 다른 모양이다.
이제는 약물 투여 또한 사형수에게 고통을 준다는 이유로 비판을 받고 있다. 그러나 과연 전혀 고통을 주지 않고 사람을 죽이는 것이 가능한 것일까. 이를 이유로 사형을 폐지해야 한다는 주장도 있다. 어떤 형태로든 사형은 미국 헌법이 금지한 “잔인하고 비정상적인 형벌”에 해당한다는 것이다.
지난 100년간 추세를 보면 사형제를 폐지하는 것이 세계적 추세다. 유럽 대부분의 나라와 캐나다, 호주, 남미 여러 나라가 이를 없앴다. 미국이 사형제를 인정하고 있다는 이유로 야만국이라고 비난하는 사람도 있지만 그렇게 따질 때 정말 지탄을 받아야 할 나라는 중국이다. 앰내스티 인터내셔널에 따르면 작년 25개국에서 처형된 3,797명 중 90%가 중국에서 죽었다.
사형 집행 여부를 둘러싸고 말이 많던 투키 윌리엄스가 13일 마침내 처형됐다. 약물이 잘 듣지 않아 죽는데 고생을 한 모양이다. 숱한 사람을 죽인 사우스센트럴 갱단 크립스 창단 멤버였던 그의 무죄를 주장하며 처형을 막기 위해 수천 명이 시위를 벌였다 한다. 세상에는 이해할 수 없는 일들이 많다. 그의 죽음에도 불구하고 사형제 폐지를 둘러싼 논란은 오래 계속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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