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가주 등 개발 열기로 신축주택 급증
주소 없거나 맵에 안나오는 경우 많아
미셸 노리스가 ‘텔레 애틀러스’의 지역 지도 제작 밴을 몰고 샌프란시스코를 운전할 때 루카 코미가 컴퓨터를 통해 정보를 수집하고 있다. 노리스와 코미가 일하는 텔레 애틀러스는 차를 몰고 다니며 각 지역의 도로를 실제로 점검해 맵퀘스트에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최근 발렌시아 신축 주택 단지로 이사를 한 박모씨(37·사업). 가족, 친척, 친구, 교인 등을 새 집으로 초대해 집들이를 하느라 바쁘다.
그런데 사람들을 초청할 때마다 집 오는 길을 알려주느라 애를 먹는다. 이제 막 지어진 단지라 야후맵(maps.yahoo. com), 맵퀘스트(mapquest. com) 등 지도 사이트에도 주소가 나오지 않아서다.
박씨는 “새 집 주소를 웹사이트에 입력하면 ‘찾을 수가 없어 우편번호 일대를 알려드립니다’라는 답만 나온다”며 “사람들에게 일일이 오는 방향을 알려주느라 정신이 없다”고 말한다.
부동산 붐을 타고 새로 지은 집들이 많이 들어섰지만 주소가 정해지지 않거나 주소가 있어도 지도에 나오지 않는 사태가 벌어지고 있다.
우체국에 따르면 지난 2년간 새롭게 닦여진 길은 20만개가 넘는다. 이들 중 상당수는 아직도 길 이름이 없거나 길 이름을 승인 받는 단계에 놓여있다.
이런 일 때문에 회사원 정모씨(30)는 웨스트 LA에 새 극장이 들어섰다는 소식에 데이트 약속을 잡았다 낭패를 봤다. 약속 장소를 찾아 지도 검색 사이트에 접속했지만 어디서도 그런 주소는 없다는 답만을 받았기 때문이다. 정씨는 “대충 짐작으로 길을 찾아 나섰다 애인에게 핀잔만 잔뜩 듣고 하루를 망쳤다”고 말했다.
주소라도 있으면 다행이지만 길 이름도 못 정한 경우도 허다하다. 현재 길 이름은 개발업자가 지어서 관련 지방 정부의 승인을 받도록 돼 있다. 그러나 여러 가지 이유로 길 이름 승인이 거부되는 경우도 많다.
가장 빨리 인구가 늘고 있는 지역의 하나인 조지아는 신청된 신규 길 이름의 3분의 1이 승인되지 않았다. 라스베가스도 승인 비율이 50%를 넘지 않고 있다.
승인이 거부되는 이유도 갖가지다. 소방서 등 응급 서비스 관련 공무원들은 무전기로 불렀을 때 길 이름이 발음하기 쉬워야 한다고 주장한다. 우체국 직원들은 길 이름이 비슷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한다.
조지아주 알파레타에는 한 우편보호를 쓰는 지역인데도 튤립 벌브 코트, 튤립 플랜테이션 로드, 튤립 가든 웨이, 튤립 크릭 서클 등이 섞여있어 우체국 직원들이 우편을 분류하는 데 애를 먹고 있다.
<김호성 기자>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