갤러리아 웨딩 그룹을 찾은 한 남성이 여직원의 도움을 받아 턱시도를 고르고 있다.

중년 남성이 있었네

송년모임 참석 늘며 턱시도 수요급증
“갈수록 미국식 파티문화에 익숙해져”

동창회, 협회 모임, 송년회…. 연말연시가 되면 이런저런 모임이 잦아진다. 그러면 뭘 입고 행사에 갈까 고민도 커진다. 1년에 한번 모이는 날, 평상복을 입고 가기도 그렇고. 이런 고민에 빠진 사람들이 웨딩드레스 전문점으로 향하고 있다. 남성은 턱시도를, 여성은 드레스를 빌려서 파티 장소로 입고 가는 것이다. 결혼식이 뜸해지는 겨울철 비수기에 웨딩드레스 전문점은 파티 참석자들에게 옷을 대여해 또 다른 매출원이 생긴다. 누이 좋고 매부도 좋은 셈이다.

갤러리아 웨딩 그룹은 턱시도를 찾는 손님이 많아 한국에 긴급 주문해 추가 물량이 들어오기를 기다리고 있다. 일만 하느라 제대로 된 파티복 하나 못 갖춘 중년 남성들이 턱시도를 많이 빌려 가고 있다.
미국산 턱시도는 한인 체형에는 잘 맞지 않아 너무 빌려 입은 티가 난다고. 그래서 한국산 턱시도의 인기가 훨씬 높다. 대여료도 미국산이 120달러인데 비해 한국산은 200달러로 더 비싸다.
박민경 사장은 “모임에 가기는 가야 하는데 입을 옷이 마땅치 않아 고민하는 한인이 의외로 많다”며 “주말이 가까워지는 목요일부터는 턱시도가 부쩍 많이 나간다”고 말했다.
남성은 중년일수록 파티복을 많이 빌리는 반면 여성은 젊을수록 파티복 대여 빈도가 높다. 중년 여성은 파티복을 한 벌 정도는 갖고 있어 웨딩드레스 전문점을 잘 찾지 않는다. 그러나 젊은 여성은 트렌디 하면서도 화려한 파티복을 선호해 유행에 맞는 파티복을 갖춘 웨딩드레스 전문점으로 많이 향한다.
꽃세상도 열흘 전부터 파티복 대여 문의가 많아지고 있다. 12월초가 되면 문의가 직접 대여로 바뀔 것으로 애니 홍 사장은 생각하고 있다.
최근에는 동창회나 회사 차원에서 대여를 묻는 경우가 잦아졌다. 파티복을 빌릴 수 있는 곳의 연락처와 가격이 적힌 모임 안내장도 나오고 있다. 꽃세상의 경우 파티복은 남녀 모두 50∼100달러(2박3일 기준)이다.
홍 사장은 “중년 이상 한인들이 미국식 파티 문화에 갈수록 매력을 느끼고 있어 모임 옷차림을 아예 턱시도나 파티복으로 규정하는 경우도 생기고 있다”고 말했다.
웨딩타임도 지난 주말 두 팀을 시작으로 본격적인 연말연시 파티복 대여를 시작했다. 12월에는 대여가 몰릴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티나 백 매니저는 “술을 마시는 것을 주로 하던 옛날과 달리 최근 연말연시 모임은 친목 위주로 바뀐 게 파티복 대여와 관련이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김호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