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형욱 전 중앙정보부(KCIA) 부장이 프랑스 파리에서 실종(1979년 10월7일)된 사실이 1979년 10월15일자 파리발 기사로 국내외에 처음 공개되자 한국 정부는 10월15~18일 미국 정부에 관련 정보 제공을 공식 요청한 사실이 미 국무부 비밀해제 문서에서 드러났다.
이는 박정희 전 대통령 정권이 김 전 부장의 실종 사건을 모르고 있었는지 아니면 실종 사건에 대해 미국 정부가 얼마나 알고 있는지를 떠보기 위해서였는지 여부가 관심을 끌고 있다. 미 국무부가 1979년 10월18일 주한미대사관에 보낸 ‘한국-주간동향보고서’는 “대한민국 정
부가 우리에게 코리아게이트 ‘카나리아’(Canary)로 유명해진 김형욱 전 KCIA 국장의 10월7일 파리 실종과 관련, 우리가 갖고 있을 만한 정보를 요청해왔다”고 밝히고 있다.그러나 이 보고서는 ‘정보자유법’(FOIA)의 특별 조항에 따라 이보다 뒷 문장은 삭제한 상태에서 공개해 삭제된 내용이 과연 무엇인지도 궁금증을 유발하고 있다.
미 중앙정보부(CIA)도 김형욱 실종사건에 대해 뉴욕한국일보가 FOIA를 근거로 자료공개를 요청하자 지난 5월26일자 답신에서 국가보안법 및 CIA법 관련 조항을 들어 이 사건에 대한 자료 공개는 물론 자료의 존재 여부마저도 확인해주지 않은 바 있다.
하지만 국무부는 “김은 (10월7일이 아닌) 10월9일 파리 도박장에서 마지막 목격됐다. 김은 10월9일 또 다른 한국인 남성과 함께 파리를 떠나 취리히를 거쳐 (사우디) 다란으로 향한 것이 분명하다. 그러나 그후의 행적은 알 수가 없다. 파리 경찰은 어쩔 수 없이 수사를 종결했다”는 내용의 1980년 2월29일자 보고서<본보 5월18일자 A1면기사>를 작성한 점 등으로 미루어 한국 정부의 요청을 받고 미국이 나름대로 진상파악에 나섰음을 보여주고 있다.
<신용일 기자> yishin@koreatimes.com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