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 에퀴티 담보 2차 융자
가격 폭락시 타격 받을듯
공인회계사 최모씨는 얼마 전 한 고객에게서 난처한 부탁을 받았다. 집을 사는 데 필요하니 연소득이 10만달러라고 적힌 서류를 만들어달라는 요지였다.
최씨는 “한두 푼도 아니고 두 배나 높게 소득을 부풀려달라고 해 거절하자, 그 손님은 타운에 회계사가 당신만 있냐며 화를 내고 갔다”고 말했다.
부동산 붐을 타고 급증했던 ‘묻지마 융자’의 후유증을 걱정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대출 자격이 되지 않아도 오르는 게 확실한 집값만을 믿고 이루어졌던 모기지 융자가 잘못된 결과를 낳지 않을까 하는 우려다.
업계에서는 ‘묻지마 융자’를 ‘로우 닥’(low doc)이나 ‘노 닥’(no doc)이라고 부른다. 예전에는 융자를 얻으려면 페이먼트 지불 능력이나 담보가치 평가를 위해 세금보고서, 봉급명세서, 은행 스테이트먼트 등 복잡한 서류를 내야 했다. 하지만 최근에는 필수 제출 서류가 줄거나 아예 없어진 데서 붙여진 별칭이다.
융자 브로커 이모씨는 “서류를 적게 제출한 사람은 더 높은 이자를 냈지만, 옛날에는 융자를 받는 것 자체가 불가능했던 한인들도 쉽게 융자를 받았다”며 “그러나 실제 소득으로 월 페이먼트 납부가 힘든 한인들은 집값 상승세가 둔화된 시점에서 언제 터질지 모르는 시한폭탄”이라고 말했다.
다른 브로커 김모씨는 “사업 자금이나 투자용 부동산 구입을 위해 쌓인 에퀴티를 담보로 2차 융자를 받은 한인이 많다”며 “이들 중 융자 갚을 능력이 떨어지는데도 집값 오를 것만 기대하고 대출을 받은 한인은 투자 매력이 사라질 가능성이 높아진 상황에서 걱정이 많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호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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