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동네는 안전해요. 20여년 동안 감시카메라나 방탄 유리 없어도 끄덕 없이 잘 지내왔습니다”
“방탄유리를 왜 설치하지 않았냐”라는 기자의 질문에 리커마켓을 운영하는 50대 한인 남성은 당연한 듯 답변했다. 지금까지도 잘 지내 왔는데 앞으로도 별 일 없을 것이라는 대답이다.
그러나 적어도 두 가지 사실을 말해 주고 싶다. 첫째는 범죄에는 ‘안전지대’가 있을 수 없다는 것이다. 지난해 12월 권총강도의 총격으로 사망한 고 양재웅씨는 LA 최고 부촌 베벌리힐스 인근에 위치한 자신의 리커 마켓에서 변을 당했다. 사건 발생 시간은 대낮인 오전 9시였다. LAPD 윌셔 경찰서 강도담당 수사관들도 요즘 강도범들이 “놀라울 정도로 대담하다”면서 밝은 대낮이나 사람들, 장소를 가리지 않고 순간적으로 범행을 저지른다고 말할 정도다.
둘째는 범죄발생 확률 사이에는 연관성이 없다는 것이다. 주사위를 99번 던져 모두 ‘6’이 나왔다 해도 100번째 ‘1’이 나올 확률은 여전히 1/6이다. 범죄 발생률이 타 지역에 비해 낮은 비교적 안전한 지역에 대한 상대적 안정감은 가질 수 있다해도 지금까지 범죄 피해를 입지 않았다고 해서 앞으로도 그럴 것이라는 확신은 가질 수 없는 것이다.
상당수의 한인들이 아직까지도 “범죄는 신문이나 TV에서나 발생하는 나와는 다른 세상의 이야기”정도로 생각한다. 30대 회사원 한인 남성은 “타운 발생 범죄를 신문이나 언론매체에서 너무 과장하는 것 아니냐”면서 “새벽 2~3시 만취돼 타운을 걸어도 아무 일 없더라”라고 태연해 했다.
그러나 사건은 한 순간에 일어나며 단 한번의 범죄에도 생명을 잃거나 돌이킬 수 없는 피해를 입을 수 있다. 거액의 현금을 소지하고 값비싼 액세서리와 핸드백을 착용하거나 술에 취한 채 밤늦은 거리를 배회한다면 그 만큼 강도에게는 반가운 손님이 되는 것이다. 방탄유리나 카메라를 설치하지 않은 업소도 마찬가 지다.
각종 모임이 이어지는 연말이다. 술자리가 시작되면 2차, 3차를 거치며 정신을 차리지 못할 때까지 술을 마셔야 화끈하게 놀았다고 느끼는 음주문화에 익숙한 한인들이나 대목을 기다리는 업소들에게는 더욱 경계가 요구되는 시점이다. 스스로 범죄에 주의할 시기다.
홍지은
<사회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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