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 피에르 랑팔’과 같은 세계적인 플룻 연주자가 될 꺼에요.”
맨하탄 줄리어드 예비학교 연습실. 플룻을 손에 쥔 채 지그시 눈을 감고 서있는 앳띤 얼굴의 한 여고생이 한참동안 조용히 호흡을 고르고 있다. 이윽고 고개를 옆으로 젖히고 플롯을 들어 입술에 대는 순간 연습실 전체가 어느새 플롯에서 뿜어져 나오는 부드러운 선율에 휩싸여 버린다.
퀸즈 윈저고교 12학년에 재학 중인 박지현(18)양은 정규 학교시간이 끝난 후에는 언제나 이처럼 플롯을 벗을 삼아 보낸다. 대학 플룻 교수인 아버지와 플롯 연주 교재의 저자인 어머니의 영향으로 9살 때 처음 플룻을 시작했다. 이미 어려서부터 뛰어난 재능을 나타내며 각종 대회를 휩쓸어 온 실력파다.한국에서 보낸 초·중학교때 참가했던 ‘이화경향’ 플롯 콩쿨 2위, CBS 전국청소년 콩쿨 1위, 한국음악협회 콩쿨 2위 등 수상경력도 화려하다. 또한 중학교 시절 프랑스에 유학, 파리 에콜 노말 음악학교와 파리 제느빌리에 음악학교에서 플롯 실력을 쌓기도 했다.
이같은 실력은 지난 8월 전미플룻협회(The National Flute Associaton)가 캘리포니아 샌디에고에서 개최한 플룻 경연대회에서 고등부 솔리스트 부문 3위에 입상하며 더욱 빛을 발했다.전미플롯협회가 진행하는 이 대회는 미국은 물론 다른 나라에서도 세계적인 플롯 연주가를 꿈꾸는 쟁쟁한 학생들이 모두 참여하는 국제 행사.연주를 지켜본 관계자들마다 고등학교 수준을 훨씬 뛰어넘는 매우 뛰어난 테크닉과 음색을 지녔다는 호평을 아끼지 않았다.어머니 정효숙씨는 어려서부터 워낙 음색이 뛰어난데다 ‘연습 벌레’라는 별명을 얻을 정도로 열심히 한다며 “지현이가 원한다면 끝까지 밀어주고 싶다”고 말한다.앞으로 줄이어드 예비학교를 마친 후 줄리어드 음대에 진학, 세계적인 플룻 연주자가 되고 싶어한다.
플룻의 묘미는 뭐니 뭐니해도 다른 악기와 비교할 수 없는 아름다운 음색인 것 같아요. 사람들이 저의 연주를 듣고 좋아하는 것이 기쁨 입니다라며 대학에 진학한 후에도 플룻에 매진, 반드시 플롯의 대부로 일컬어지는 프랑스의 장 피에르 랑팔과 같은 세계적인 플롯 연주자가 되고 싶어요“라고 힘주어 말했다.꿈은 플룻연주가 되는 것 말고도 한 가지 더 있다. 바로 의사가 되는 것.제목은 기억이 안나지만 억울한 사람을 위해 돕는 의사 얘기를 다룬 영화를 보고 마음을 먹게 됐다. 제가 힘만 된다면 의사 겸 연주가가 되고 싶어요. 의사가 돼 가난하고 불쌍한 사람들을 위해 봉사하며 살고 싶습니다라며 활짝 웃는다.
<김노열 기자
>nykim@korea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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