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올들어 블레인 지역 15명, 스포켄 지역 34명 체포
첨단장비 보강, 순찰강화로 점차 줄어드는 추세
밀입국 순위 1위서 8위로
본보 블레인 국경 탐방
캐나다국경을 통한 한국인들의 밀입국이 눈에 띄게 뜸해졌다.
국경순찰대가 첨단 감시장비 및 순찰활동을 대폭 강화하면서 밀입국‘성공률’이 크게 줄었기 때문이다.
서부 워싱턴지역 캐나다국경을 관할하고 있는 연방세관 국경보호국(USCBP) 국경순찰대의 조셉 W. 줄리아노 블레인 지구 순찰대장은 한국인뿐만 아니라 국경을 불법으로 넘어오는 전체 외국인의 수가 크게 줄었다고 밝혔다.
줄리아노 대장은 블레인 지구에서 올 들어 9월말까지 모두 992명의 외국인을 밀입국혐의로 체포했다며 이는 지난해 동기의 1,352명에 비해 크게 감소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블레인-수마스 국경지역에서 밀입국혐의로 체포된 한국인도 지난달 캐나다인의 안내로 월경하다 체포된 5명을 포함, 9월말 마감된 2005 회계연도에 모두 15명에 그친 것으로 확인됐다.
이는 작년의 14명에 비해서는 한 명이 늘었지만 재작년의 40명, 3년 전의 62명과 비교할 때 지속적으로 감소하는 추세를 나타내고 있다.
따라서, 국적별 밀입국자수에서 한때 불명예스러운 1위를 차지했던 한국이 올해는 멕시코·캐나다·인디아·과테말라·파키스탄 등에 이어 8위로 내려앉았다.
블레인-린든 지역을 통한 한국인 밀입국자수가 크게 준 것은 이들 중 상당수가 경비가 상대적으로 허술한 오카나간 카운티의 오로빌이나 몬태나주 국경을 루트로 이용하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몬태나주 국경을 관할하는 국경순찰대 스포켄 지구는 올 들어 9개월 동안 모두 34명의 한국인을 밀입국혐의로 체포한 것으로 집계했다.
줄리아노 대장은 내달 중순까지 기존의 감시 카메라 장비를 보다 정교한 센서가 장착된 새로운 장비로 교체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신형 카메라 장비는 적외선은 물론 인체의 열기, 바지의 버클과 주머니의 동전까지도 감지하는 등 지상에서의 모든 움직임을 정확하게 포착할 수 있다고 그는 설명했다.
블레인 지구는 또한, 밀입국자의 추적을 용이하게 하기 위해 순찰차량에도 휴대용 카메라를 장착하고 순찰대원도 올해 안에 10명을 추가 배치할 예정이라고 줄리아노는 덧붙였다.
밀입국자를 현장에서 추방한다는 보도에 대해 줄리아노는 “전과자나 마약 밀수자 등은 국경에서 체포되면 즉시 되돌려 보낼 수 있지만 일반 밀입국자는 여전히 이민법정의 추방절차를 거쳐 추방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그는 한국인 밀입국자 문제에 관해 시애틀 총영사관과 수시로 연락을 취하고 있다며 밀입국을 방지하기 위한 한국정부의 노력에 대해서도 잘 알고 있다고 말했다.
또한, 한국일보를 비롯한 한인 언론들도 국경을 통한 밀입국이 얼마나 위험한지를 적극적으로 보도, 한국인들의 밀입국 억제에 큰 도움이 되고 있다고 그는 강조했다.
지난해 애리조나주 등 멕시코국경지역에서 밀입국을 시도하다 사망한 사람이 5백명에 육박한다고 밝힌 줄리아노는 캐나다국경은 이와는 사정이 다르지만 여전히 큰 위험성이 있다고 경고했다.
한편, 지난달 29일부터 린든-수마스 국경지역에서 일부 주민들이 자체적으로 조직한 의용대(minuteman)의 국경감시활동에 대해 순찰대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줄리아노 대장은 주민인 톰 윌리엄스를 주축으로 20여명이 밀입국자 적발을 위해 자체적인 감시활동을 펴고 있으나 이는 국경순찰대의 활동과는 전혀 무관하다고 말했다.
국경감시활동은 훈련된 전문요원들이 수행해야 마땅하다고 지적한 줄리아노는 “제대로 훈련되지 않은 민간인을 국경단속에 투입하는 것은 100% 부적절한 행위”라며 반대했다.
그는 의용대원들이 국경지역에서 거동이 수상한 사람을 발견하면 순찰대에 신고할 수는 있지만 이들을 직접 체포하는 등 제재조치를 일체 취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의용대원들은 소홀한 국경감시 상황에 대한 당국의 관심을 제고시키기 위해 감시활동에 나섰다고 밝히지만 인권단체들은 이들이 유색인들만을 집중 감시하고 있다며 강한 이의를 제기하고 있다.
/김정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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