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트리나 피해자 돕기에 쏟아지는 한인들의 온정만큼 아름다운 사연도 많다.
자녀들이 주고 간 용돈을 한두푼씩 모은 연장자들이 있는가 하면 거액의 현금을 도망치듯 던지고 간 한인도 있다. 오른손이 한일을 왼손이 모르게 하라는 말처럼 이름을 밝히지 않고 금액을 전달하는 이들도 없지 않다.
로렌스 소재 TCS 와이어리스를 운영하는 돈 리씨는 시카고 한인회에 들러 현금 2천달러가 든 봉투를 놓고 도망치듯 사라졌다. 후에 업체를 직접 찾아가서야 만날 수 있었지만 “내가 쓰고 남은 돈으로 남을 돕는 것이 아니라 남을 먼저 돕고 나서 내가 쓰는 것”이라며 인터뷰를 극구 사양했다. 커뮤니티내 모 기관단체를 대신해 500달러의 성금을 기탁해온 한 인사의 경우도 이름을 내지 말라고 당부한 후 황급히 자리를 떴다. 이 단체의 L 회장은 “어려운 일을 당한 이들을 돕는 것은 어떻게 보면 당연한 것이기 때문에 이름을 굳이 낼 필요는 없다고 생각했다”고 이유를 밝혔다.
밤사이 아무런 사연이나 내용도 없이 본보의 입구 안으로 수표가 든 돈 봉투를 밀어 넣고 간 한인도 있다. 화이트 채플 노인아파트의 연장자 30여명은 본인들도 한달 5백달러의 정부 보조금으로 넉넉지 만은 않은 생활을 하고 있지만 주머니속에 꼬깃꼬깃 넣어두었던 쌈지 돈을 모아 6백달러를 마련했다. 세노야 식당은 한인, 멕시칸 직원 할 것 없이 성금을 모으자는 데 힘이 모아졌고, 이에 매칭 펀드를 흔쾌히 내놓은 업체 대표와의 정성과 합해져 8백달러를 기탁했다. 미남침례회(Southern Baptist Convention)일리노이주총회 석정문 목사는 한국에서의 세미나 인도중 ‘대전새중앙교회’교인들이 카트리나 소식을 듣고 즉석에서 각출한 378달러를 전달해 오기도 했다.
<박웅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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