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이지애나 김병기 기자> 박사학위를 준비하며 뉴올리온즈 한인장로교회에 출석하는 윤종수 목사(48)는 지난 8월 29일(월) 허리케인 카트리나가 뉴올리온즈로 다가오고 있을 때 교회에 남아 있었다.
카테고리 4인 시속 145마일의 속도로 루이지애나, 미시시피, 알라바마주를 강타한 카트리나는 윤목사가 예상했던 것보다 훨씬 더 강해 교회가 위치한 지역을 초토화시켰다.
큰 나무가 밑둥채 뽑혀 나가고, 전봇대가 부러지거나 넘어가는 긴박한 상황을 곁에서 지켜봤지만 물은 차지 않아 텔레비젼을 보며 걱정 없이 있던 윤목사는 차오는 물을 보며 제방이 무너진 것을 모른채 물이 빠지기를 기다렸다.
예상과는 달리 북쪽 제방으로부터 물이 계속 넘쳐 오른후 갑자기 왼쪽 상단에 급한 물이 밀려오자 윤목사는 교회 안에 있던 중요한 물품들을 높은 곳으로 옮기고, 특별히 주보를 만드는 컴퓨터 본채는 비닐로 싸 냉장고에 넣은후 밖에 나오니 물이 이미 허리에 차 올랐다.
근처에 있는 2층집으로 물을 헤집고 이동할 때는 이미 가슴까지 물이 차 오르고 바람도 심하게 불었다. 곁에 있던 2층집으로 가스관을 통해 창문을 열고 들어간 윤목사는 초조하게 물이 차 오르는 것을 바라보다가 잠깐 휴식을 취했다.
곧 1층까지 찬 물은 다음날 거의 멈췄지만 빠질 것으로 기대했던 물은 3일이 지났지만 빠지지 않아 탈출을 결심했다. 4일 동안 미국인집은 물이 없어 오렌지쥬스와 비스켓 등을 꺼내 먹었고, 토이렛 안에 있던 물도 먹으며 갈증을 달랬다.
카트리나가 상륙한 지 4일만이 9월 1일(목)에 탈출을 결심한 윤목사는 아침 일찍 오른쪽 제방 높은 곳에 둔 차를 확인하기 위해 수백미터 떨어진 곳까지 수영하기로 결심한후 4미터 이상의 물을 헤집고 들어간 곳과 반대쪽으로 나가 수영하기 시작했다.
긴바지를 입고 신발과 지갑을 바지 뒤에 매달고 갔지만 수영이 안되고 다리는 인대가 늘어났는지 물에 계속 빠져 다시 교회로 돌아와 제방에 있는 차 확인하는 것은 포기하고, 교회 교육관 지붕에 올라가기로 결심했다.
지붕과 물은 60cm 밖에 차이가 없었고, 기어올라가는 것도 쉽지 않아 여러번 미끄러져 기진맥진한 상태로 올라갈 수 있었다.
거의 다니지 않던 구조보트에 발견되어 육지로 나오지 않았다면 매우 위험한 상황에 처하게 될 수 밖에 없었던 긴박한 상황이었다.
물이 빠진 곳에 도착한 후에 더 난감한 처지가 되었다. 뉴올리온즈 동쪽에 있는 집은 이미 물에 완전히 잠겨 돌아갈 곳은 없고, 당시 뉴올리온즈는 물, 음식, 가스, 전기, 전화도 없어 사람이 살 수 없는 상황이었고, 허리케인이 지나간 후 살인적인 무더위가 기승을 부려 점점 상황이 악화되고 있었다.
다행스럽게 경찰이 물도 가게에 들어가서 꺼내어 자기가 없을 때 가져 가라고 해서 마실 수 있었다.
혹시나 해서 교인이 돌아왔나 집을 방문했지만 아무도 발견할 수 없어서 물과 음식물을 조금 꺼내 등짐을 만들어 메고, 전화를 걸기 위해 정처없이 배튼루지 쪽으로 걸어가기 시작했다. 9월 1일 저녁에 3시간쯤 한인밀집 지역인 케너 지역까지 걸어가던 중 주 경찰을 만나 전화를 빌려 한국에 있는 아내에게 전화할 수 있었다.
다른 사람에게도 소식을 전해줄 것을 부탁한 후 길에서 하루 자고, 다음날인 2일 교인인 홍석진장로집으로 들어와 냉장고에 있는 부패하지 않은 음식을 발견하고 안도하기도 하였다.
그러나, 물이 없어 물을 구하러 걸어서 여기저기 다니던 윤목사는 3일 아침 나무에 불을 붙여 라면을 끓여 먹었고, 점심에는 밥도 지어먹을 생각을 하던 중 주휴스턴 민동석 총영사와 신속대응팀, 주민대표, 기자단 등이 예상외로 찾아와 구출되었다.
구출된후 윤목사는 뉴올리온즈가 너무 변해 정서적으로 외롭고 막막했다고 솔직히 고백하였고, 배튼루지 한인재해대책본부가 위치한 한인침례교회에 머물면서 심신을 회복하고 자원봉사자로 변해 굿은 일을 도맡아 하고, 더 어려운 동포들을 위해 땀흘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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