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티브 쿨리(왼쪽 세번째) LA카운티 검사장등 관계자들이 기자회견을 통해 신분도용 사기 조심을 당부하고 있다.
나이지리아계 신분도용 혐의 기소 - 개인정보 판매회사 통해 피해자 물색
공공기록으로 분류된 개인정보를 수집해 일반 판매하는 민간 정보회사가 신분도용 범죄의 온상이 되고 있다. 우편물 절도 같은 단순 수법으로 개인 정보를 얻던 신분 도용범들이 민간 정보회사의 개인 정보 상품을 이용해 범행을 저지르고 있는 것이다.
30일 LA카운티 검찰은 카운티 대배심원단이 정보회사 ‘초이스포인트’(ChoicePoint) 데이터베이스에서 얻어낸 개인 정보로 400만 달러 규모의 신분도용 사기를 저지른 나이지리아인 오루와툰지 오루와토신(43)을 신분 도용 등 22개 혐의로 기소했다고 발표했다.
LA카운티 거주 피해자들은 한인으로 추정되는 성모씨를 비롯해 총 16명이며, 이들 명의로 크레딧 카드를 발급해주었던 금융기관이 입은 피해액이 200만 달러가 넘고, 사기행각을 가장 먼저 발견한 정보회사가 자체 수사비용 등으로 사용한 금액도 200만 달러가 넘는다.
채무 징수 업체인 콜렉션 에이전시를 연상시키는 ‘퍼시픽 콜렉션’이란 회사 명의로 초이스포인트에 구좌를 개설한 피의자는 최소 1,500명의 소셜 번호, 크레딧 카드 번호 등 개인정보를 입수했고 이를 바탕으로 발급 받은 비자, 디스커버 같은 신용 카드로 거액을 인출했다.
당국은 범행 대상을 찾던 피의자가 초이스포인트의 데이터베이스를 검색하는 과정에서 14만8,000명의 개인 정보가 누출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검찰은 이 사건을 빙산의 일각으로 보고 용의자와 함께 범행에 가담한 공범들을 추적하고 있다.
조지아주에 소재하고 있는 초이스포인트는 인터넷 혁명과 함께 등장한 신종업종 ‘인스턴트 크레딧 확인’ 업계의 한 기업. 이들 업체는 부동산 보유 기록, 법원 송사 전력, 범죄기록 같이 공공기록으로 분류된 자료는 물론 소셜번호, 주소, 전화번호, 가까운 친지 연락처 같은 민감한 개인 정보를 각종 정부 기관 및 민간 기업에서 입수한다. 이들 기업 손에 들어간 정보는 상품화 돼 온라인 상으로 판매된다. 이들 기업들은 이번 사건과 같이 사고가 발생한 사후에나 해당 시민에게 개인 정보 수집 및 도난 사실을 통보할 의무가 있다.
스티브 쿨리 카운티 검사장은 “공공기록으로 분류된 정보를 민간 기업이 수집해 상품화하는 것은 현행법상 적법한 행위”라며 “열린 사회의 시스템이 가진 약점을 악용하는 사람들이 있는 것이 현실”이라고 지적했다.
<김경원 기자>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