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동양계, WSU 인종모욕 사건 미온적 보고서에 발끈
주지사·주의회에 외부 기관 별도조사 요청 검토
워싱턴주립대학(WSU)의 한인학생 니나 김 양을 상대로 한 백인학생들의 인종모욕적 희롱사건에 대한 주 인권위원회의 미온적 보고서에 아시안 커뮤니티가 크게 반발하고 있다.
워싱턴주 한인유권자 연합(KAVA)의 섀리 송 회장은 지난 주 발표된 인권위원회 보고서에는 모든 관련자들과 면담한 흔적이 없다고 지적하고 보고서 내용이 미진하다는 감을 금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중국계 미국인 기구(OCA)의 덕 친 시애틀 지부장도 이 보고서에 공정성이 결여돼 크게 실망했다고 말했다.
워싱턴주 아·태 문제위원회의 이본느 키노시타 워드 위원장은 이 보고서가 김 양이 조사에 협조하지 않았다며 오히려 피해자인 그녀를 탓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고 개탄했다.
워드 위원장은 공청회를 개최하거나 주지사 또는 주의회에 이번 사건에 대해 새로 외부기관에 의한 조사를 의뢰할 방침이라며 강력한 대응을 시사했다.
문제의 인권위 보고서는 지난 2월 WSU 다문화센터에서 봉사하는 김 양으로부터 학생들의 희롱행위에 대한 고발을 접수받은 대학 측의 대응자세에 관한 내용을 담고 있다.
김 양은 대학농구팀 소속인 두 백인학생이 다문화센터 옆을 지나며 자신을 향해 동물의 괴성을 지르고 원숭이 흉내를 내는 춤을 추었으며 그중 한 명은 눈 꼬리를 치켜올려 동양인인 자신을 인종적으로 모욕했다고 말했다.
이 같은 사실이 알려지자 WSU의 아시안계 학생 1백여명은 지난 2월23일 해당학생들을 퇴학조치하고 소수계 학생들의 입학을 더욱 장려하도록 요구하는 캠퍼스 시위를 벌였다.
WSU 학생 품행 위원회는 이들 백인학생이 장난기 있는 행동을 한 것은 사실이지만 학교 행동강령에 의거, 이를 희롱으로 규정하기에는 증거가 불충분하고 인종차별적인 동기도 없었다고 결론 내렸다.
대학 측은 또한 이들 학생이 김 양의 불만사항을 통보 받고 사과와 함께 문제의 행위를 즉각 중단했으며 자신들의 행동을 희롱으로 받아들였다는 사실에 놀라움을 표했다고 밝히는 등 피해자인 김 양보다 가해자인 백인학생들의 시각을 중점 부각시킨 듯한 인상을 풍겼다.
인권위보고서는 대학 측이 적절히 대처했지만 학생들간, 그리고 대학과의 커뮤니케이션은 개선의 여지가 있다고 지적했다.
김 양 자신도 인권위의 보고서가 불공정한 내용을 담고 있다고 지적하고 캠퍼스 내에서 발생한 문제의 본질보다 오히려 자신을 탓하고 있다며 대학 측의 자세를 원망했다.
김 양은 문제의 학생들보다는 대학당국의 태도에 문제가 있다며 “이러한 상황을 보다 공정하게 다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마크 브렌만 인권위 사무총장은 이번 보고서는 어떠한 결론보다는 사실파악과 함께 권고사항을 담고 있다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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