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형사’ 고난도 액션 기본, 낙법 연습하다 경추부상…그러나 후회는 없다
하지원 화보
배우 하지원이 액션 사극영화 ‘형사’(감독 이명세ㆍ제작 프로덕션 M, 웰메이드엔터테인먼트)로 돌아온다. 매 작품마다 최선을 다하기로 유명한 그녀가 이번에는 어떤 노력을 했을 지 벌써부터 기대가 된다.
드라마 ‘다모’에서 보여준 여성적인 이미지와 달리 남자에 뒤지지 않는 액션을 선보이기 위해 ‘최선의 최선’을 다했다는 하지원을 만났다. 1년 만에 촬영을 끝내고 돌아온 그녀는 “‘노력’의 새로운 의미를 깨달았을 만큼 값진 작업이었다”며 자랑을 늘어놓았다.
# ‘열심공주’ 하지원, ‘완벽주의자’ 이명세 감독 앞에 무릎 꿇다
“그 동안의 노력은 노력도 아니었어요.”
영화 ‘형사’ 작업이 어땠냐는 질문을 하자마자 하지원은 혀를 내둘렀다. 아무리 힘든 촬영이었을지 언정, 이를 악물고 열심히 했을 그녀의 모습이 떠오르기에 조금 의외다 싶었다.
“이명세 감독님과 작업하면서 ‘더 노력하고 더 열심히 하고 더 뛰어야겠다’는 깨달음을 얻었어요. 나름 열심히 해왔다고 자부했던 지난 10년이 무색할 정도로 배우의 노력은 해도 해도 끝이 안나는 거 같아요.”
얼마나 더 열심히 해야 했기에, 천하의 하지원이 노력을 운운할까. 현장에서 있었던 이야기를 들어보니 그럴만 했겠다는 생각이 든다.
우선, 하지원은 ‘형사’의 촬영장에서 여배우가 아니었다. “감독님이 여자라는 생각을 간혹 잊는 것 같아 서운했어요”라며 농담아닌 농담부터 던졌다. 촬영 전부터 이명세 감독으로부터 “예쁘게 보일 생각은 꿈도 꾸지 말아라”는 엄포를 들은 터라, 하지원은 이미 90% 정도 마음을 비운 상태였다.
영화 속에서 입는 의상도 여성스러운 몸매가 살아나기는커녕, 남자처럼 어깨를 넓게 보이게 하는 옷들이 대부분이었다. 게다가 머리모양을 거친 느낌이 나게 레이어(층) 스타일로 만들어오라는 이감독의 명령에 따라 하지원은 삼단 같은 긴머리를 듬성듬성 자르고 만반의 준비를 다 갖춘 채 촬영에 나섰다.
그러나 하지원을 본 이감독은 헤어스타일리스트를 불러 “내가 자르라는 데는 다 잘라요”하며 여배우의 머리칼에 가차없이 가위질을 하고 말았다.
“감독님이 머리를 더 자르라고 하실 때는 솔직히 마음이 아팠어요. 하지만 영화를 위해서 눈물을 삼켰고, 마지막 남은 여배우로서의 욕심을 다 버릴 수 있었죠.”
한번은 CF 촬영 때문에 메이크업을 하고 액션 연습실에 갈 때가 있었다. 곱게 화장을 하고 더없이 아름다운 모습으로 나타난 하지원을 보자마자, 이감독은 “화장 지어라”라는 말부터 했다. 너무 여자 같아서 고된 액션을 시키기가 미안하다는 이유에서였다.
“그날은 그래서 평소보다 조금 쉬운 액션 연습만 했어요. 매일 구르기, 슬라이딩, 낙법 등 고난이도의 액션을 했거든요. 그날 만큼은 여배우 대접을 받을 수 있어서 정말 행복했어요.”
하지원은 심지어 남자도 하기 힘든다는 낙법을 연습하다 목 뒤 경추에 부상을 입어 지금까지도 완치가 안돼 고생하고 있다. 그러나 후회는 없다. 영화 ‘형사’를 찍는 동안 ‘여자’를 떼어내고 ‘배우’가 돼야 했던 경험은 그녀에게 큰 자산이 됐기 때문이다.
“이명세 감독님이 늘 하시는 말씀이 있어요. ‘배우가 땀을 흘리는 만큼 관객이 즐거울 수있다’고. 정답이라고 생각해요. 배우로서 노력하는 것은 당연한거지, 칭찬 받을 일이 아니예요.”
한층 성숙해진 하지원은 9월8일 ‘형사’ 개봉을 앞두고 긴장된 마음을 감추지 못했다. ‘관객들의 높은 기대에 못 미치면 어쩌나, 더 열심히 했어야 한 것 아닐까’하는 고민에 빠진 하지원은 “이처럼 떨려보는 것은 참으로 오랜만이다”라고 말했다.
/서은정기자 gale23@sportshankook.co.kr
/사진 박철중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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