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레스타인 사태가 어떻게 되어가고 있는 겁니까”
“왜 갑자기 이스라엘 정착민들이 가자지역에서 철수하는 거죠?”
최근 이라크 사태 못지 않게 팔레스타인 뉴스가 매일 TV 뉴스에 등장하는 것을 보며 이스라엘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의아해 하는 사람들이 많은 것 같다.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의 적대관계는 한반도의 남한과 북한의 대립 정도가 아니다. 그야말로 살기가 등등하다. 죽느냐 죽이느냐의 관계며 불구대천의 원수다. 이같은 분위기에서 화해무드가 조성되고 있다는 것은 분명히 역사적인 일이다. 그것은 이스라엘의 초강경파인 샤론 수상만이 해낼 수 있는 정치적 용단이기도 하다. 이는 강경한 리더라야 양보할 수 있다는 정치게임의 원칙을 보여준 좋은 예다.
이스라엘의 레빈과 팔레스타인의 아라파트는 93년 오슬로에서 만나 팔레스타인의 자치정부 수립과 이스라엘 정착민들의 가자 철수를 비밀리에 합의했는데 이 때문에 레빈 수상이 동족 유대인에게 피살당하는 비극이 일어났었다. 이번 이스라엘의 가자 완전 철수는 오슬로협정이 체결 12년만에 끝마무리 지어진 셈이다. 그리고 그 뒤에는 미국의 이스라엘에 대한 강력한 충고가 숨어 있다.
미국이 현재 제일 겁내는 것은 아랍 지역에 이란과 같은 민중혁명이 일어나는 일이다. 그것은 중동의 석유산업 구조에 대변화를 가져올 것이고 그렇게 되면 미국의 경제도 막대한 타격을 입게 된다. 미국이 이스라엘의 후견인 노릇을 하고 있는 이유도 바로 이 석유 때문이다. 과거에는 소련이 중동에 진출하는 것을 막기 위해 이스라엘과 손을 잡아야 한다는 것이 대의명분이었으나 지금은 이슬람 극단세력의 중동 장악을 예방하기 위해 이스라엘을 지원하는 수밖에 없다는 이론을 펴고 있다. 이스라엘이 미국의 전위역할을 하고 있다는 것은 누구도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미국은 아라파트의 후임으로 대통령에 선출된 압바스가 온건파이기 때문에 그를 지원하려면 그에게 뭔가 선물을 주어야 할 입장에 있고 이같은 미국의 의도가 샤론 수상 설득을 통해 가자, 웨스트 뱅크 철수로 나타난 것이다. 현재 팔레스타인에는 무장단체인 하마스가 점점 세력을 확장하고 있고 지난번 총선에서는 3분의1 의석을 차지했을 정도다. 이 하마스 세력을 견제하지 않고는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평화는 유지하기 힘든 형편이고 그래서 이스라엘도 미국의 의견을 받아들여 온건파인 압바스를 지원하기로 한 모양 이다.
만약 이스라엘의 온건파인 페레스가 가자지역의 이스라엘 정착민 철수를 결정했다면 어떻게 되었을까. 팔레스타인에게 지나친 양보를 했다 하여 이스라엘 극우세력이 가만있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현 수상 샤론은 그 자신 극우세력인 데다 국방장관 시절 베이루트의 팔레스타인 난민 대학살 사건의 주역으로 꼽혀 한때 정계에서 물러났던 인물이다. 이스라엘 국민들은 샤론이 팔레스타인에게 양보를 하고 있지만 다 이유가 있는 양보라는 것을 믿고 있다.
바로 지도자에 대한 이 믿음이 남북 협상에서 노무현 대통령 입장과 다른 점이다. 그는 무슨 결정을 내려도 김정일에게 머리 숙였다는 국민의 의심을 살 것이기 때문에 재임기간에 남북문제에 획기적인 용단을 내리기는 힘들 것 같다.
이 사
chullee@korea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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