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인숙(앞)씨가 어머니 고 고상옥(앞줄 왼쪽)씨와 함께 90년 북한을 방문했을 때 언니 홍호숙씨와 함께 조상의 묘를 찾았다.
홍인숙씨 방북 당시
친언니 상봉후 작시
최영섭 작곡… 내달 LA초연
‘…두 얼굴 한 백두산아 한라산아/믿음 없는 두 얼굴아 어울리지 않는 두 마음아/긴긴 세월 긴긴 세월 버티고 서서/한 세대를 한 세대를 울리는 구나…’
한국에서 이산가족의 한을 노래한 대표적인 가곡의 하나로 불려지고 있는 이 ‘백두산아 한라산아’의 작사가는 바로 LA의 원로 작시가 홍인숙씨라는 사실을 아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다.
‘그리운 금강산’의 작곡가 최영섭씨가 홍씨의 시에 곡을 붙여 2003년 5월 발표한 이 가곡은 홍씨가 북한에 살고 있는 친언니에 대한 사무친 그리움을 노래한 것이다. 이 가곡은 2003년 8월 KBS FM 신작 가곡 특집방송에서 테너 신동호씨의 목소리를 통해 전파를 타면서 세상에 알려졌다. 이 곡이 이번에는 미국으로 건너와 오는 9월17일 윌셔 이벨극장에서 열리는 LA 한국 교향악단(상임지휘자 조민구) 정기 연주회에서 미국에서는 처음 오케스트라로 연주된다.
홍씨가 시를 쓴 것은 지난 1990년. 장소는 남북 통일 음악회가 처음 열렸던 평양. “당시 북측이 마련한 만찬회에 함께 했던 재독 작곡가 고 윤이상 선생님이 한라산의 물과 백두산의 물을 섞으며 통일을 기원하는 모습을 보고 ‘백두산아 한라산아’를 쓰게 됐다”고 한다.
함경남도 홍원이 고향인 그는 8.15 해방 직후 서울에서 유한양행에 다니던 아버지 홍형의씨를 만나기 위해 어머니와 함께 길을 나섬으로써 언니 홍호숙씨와 생이별을 하게 됐다. 그후 홍씨는 지난 90년 어머니를 모시고 통일 음악회에 참석키 위해 북한을 방문한 길에 그리운 언니와 다시 상봉하게 됐으며 뼈아픈 고통의 세월만큼 늙은 언니에 대한 안타까움, 이산가족의 아픔을 담은 시를 쓰게 됐다.
홍씨는 “많은 시간이 흘렀어도 혈육의 정은 마음에 흐르고 있다”며 “지금도 생존해 있는 언니가 너무 보고 싶다”고 눈시울을 붉혔다.
<황동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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