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국 앞둔 지상사 주재원들
데려가자니 특별전형 너무 까다롭고
미국 대학 넣자니 학비 3만달러…
귀임을 앞둔 지상사 주재원들의 자녀 교육으로 인한 고민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이들의 고민이야 어제오늘 얘기가 아니지만 한국 대학의 특례입학 제도가 까다로워지고 미국 대학 학비가 높아지면서 자녀를 둔 주재원들의 시름은 더욱 깊어졌다.
내년 6월 귀임을 앞둔 한국관광공사 이상윤 부장은 “아이들 교육만 생각하면 눈앞이 캄캄하다며 주재원끼리 만났을 때 화제는 교육 문제라고 말했다.
주재원들의 고민은 자녀 연령대에 따라 다르다. 대학입학을 앞둔 고등학생들은 미국 대학에 진학시키는 게 자연스럽지만 학비가 만만치 않다. 한국에서 받는 월급으로 1년에 3만달러가 넘는 학비와 생활비를 감당하기란 여간 부담스러운 게 아니다. 시민권자나 영주권자가 아니어서 장학금 혜택이나 학자금 융자를 받기도 힘들다.
한국 대학에 입학하려해도 재외국민 특별 전형은 해마다 까다로워지고 있다. 한때 재외국민은 ‘대학을 골라간다’는 얘기가 있었으나 대학들은 해마다 특례 입학 숫자를 줄이고 있다.
중학생의 경우는 학비 문제보다 신분 문제가 걸린다. 중학생이나 고등학생이 미국에서 계속 공부하려면 보호자가 있어야 하는데 그러기 위해서는 부모 중 한명이 학교에 등록해 학생 비자를 취득해야 한다. 결국 기러기 부부가 될 수밖에 없다는 얘기다.
중학생 딸을 둔 아시아나항공 송석원 차장은 회사 일이 워낙 바빠 집사람에게 전적으로 맡겨놓았지만 한국으로 들어갈 생각을 하면 가슴이 답답해진다고 말했다. 하지만 진짜 문제는 고민을 해봐야 뾰족한 해결책이 나오지 않는다는 데 있다. 많은 주재원들은 결국 한국으로 데리고 가는 선택을 하지만 고등학생들은 국어, 국사, 한문, 수학 같은 과목에서 15∼20점을 받는 등 한국의 교과과정을 따라가지 못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남학생들의 경우 군대 문제까지 겹쳐 고민이 더 크다. 8학년 여자아이를 둔 L호텔 LA사무소 남 모 소장은 주재坪막?영주권을 받기가 하늘의 별따기라 결국 데리고 갈 수밖에 없다며 한국에서 잘 적응할 수 있을지 걱정이라고 말했다.
<정대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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