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싱턴=연합뉴스) 조복래 특파원 = 미국 대학생들 사이에 승용차를 새로운 액세서리로 생각하는 풍조가 발생, 자동차 동아리 회원 수가 급증하는 등 때아닌 승용차 바람이 불고 있다.
미 대학생들은 적어도 지난 몇년간은 멋진 승용차보다는 랩톱 컴퓨터에 더많은 애정을 보여왔지만, 지금은 자동차를 다루는 TV나 영화의 영향을 받은 탓인지 승용차를 학교에 끌고오려는 ‘복고풍’이 불고 있다고 미 시사주간 뉴스위크가 최신호에서 소개했다.
여론조사 기구인 ‘해리스 360 서베이’에 따르면, 대학생들이 지난해 구입한 자동차 수는 총 150만대에 이르렀고, 이를 가격으로 환산할 경우 약 150억달러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물론 이들의 자금원은 부모들이며, 아버지나 어머니가 차값의 4분의 1을 충당해 주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학 캠퍼스에 이처럼 자동차가 넘쳐나자 골치가 아파진 쪽은 당연히 대학 당국이다. 더욱이 대학 지원자들조차 자신들이 기거하는 기숙사 가까운 곳에 가급적 주차장이 있어야 한다는 견해를 보이고 있어 고민이 적지 않다고 한다.
캠퍼스 내 자동차 출입을 제한하는 대학들에서는 학생들이 캠퍼스 바깥의 으슥한 골목에 주차할 공간을 찾기에 여념이 없다.
학생들이 이처럼 자동차를 몰려고 하는 이유는 뭘까. 컴퓨터 세대인 만큼 각종 디지털기기 화면에서 경쟁적으로 자동차를 자주 접촉한 결과일 것으로 보는 견해가 많다.
캠퍼스를 장악하고 있는 5대자동차 그룹에는 컴퓨터나 디지털 카메라 등의 화면이나 길거리에서 자주 접할 수 있는 ‘렌서 이보’와 ‘수바루 임프레자 WRX’가 들어있는 점이 이를 입증한다.
이같은 자동차의 이상특수 현상으로 학교 내외의 교통이 혼잡이 심해지는 등 심각한 주차 문제를 야기하고 있다.
도심지에 캠퍼스가 있는 대학 당국들은 대체로 학생들에게 주차 허가증을 발급하길 꺼리고 있다.
학생들이 평소 학교에 차를 끌고 오기 위해서는 학교당국에 그 필요성을 충분히 납득시켜야 하는 등 절차가 여간 까다로운게 아니다.
미시간 주립대학의 경우는 골치아픈 주차권 배정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추첨제를 도입한 케이스다.
연간 1천150달러라는 비교적 비싼 주차료를 내야 하는데도 주차권 구입이 하늘의 별따기이기 때문에 고육지책으로 추첨제를 도입했다. 이 대학은 현재 앤 아버에 주차장 건물 2개를 짓고 있고, 앞으로도 3개를 더 신축할 계획이다.
이 때문에 대학 당국의 주차료 수입은 짭짤한 편이다. 캘리포니아 주립대 로스앤젤레스 캠퍼스(UCLA)의 주차료 수입은 연간 100만달러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학당국은 이 수입을 버스 이용객들을 위한 비용으로 주로 활용하고 있다.
아울러 이같은 자동차 열풍은 주요 자동차 메이커들을 대학 캠퍼스로 눈을 돌리게 하고 있다. 이들이 하는 일은 뮤직 비디오에 자기 자동차를 열심히 출현시키는 것이다.
대학 도서실보다 자동차 주차장에서 더 많은 시간을 보내는 학생들에게도 수지맞는 일이 있다. 자동차를 많이 이용하는 학생들에게 장학금을 주는 제도가 생겼기 때문이다.
cbr@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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