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시안 단체 대표들, WSU에 강력한 시정조치 촉구
작년 캠퍼스서 희롱한 백인학생들 처벌 없이 방면
KAVA 등 11개 소수계 단체 지도자들 공동 기자회견
지난해 워싱턴주립대학(WSU)에서 한인여대생 니나 김(21)양이 겪은 인종 및 성차별적 희롱사건에 대해 한인유권자연합(KAVA)을 비롯한 11개 아시안 단체가 대학 당국에 납득할만한 시정조치를 취하도록 요구하고 나섰다.
KAVA 외에 아시안학생회·아시안상담소(ACRS)·일본인 시민권자연맹(JACL) 등 단체 대표들은 13일 시애틀 다운타운의 윙 루크 아시안박물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WSU에 공정하고 철저한 조사를 포함, 10개항의 조치를 요구했다.
장본인인 김양은 대학 측이 약속과 달리 아직 공식적, 직접적인 사과를 하지 않았다며, 이번 케이스는 유색인종에 대한 잘못된 수많은 사례의 하나라고 지적했다.
김양은“학교측의 태도변화를 바라지만 아직까지는 변한 것이 거의 없고 앞으로도 기대하기 어려운 것이 사실”이라고 덧붙였다.
올 가을 4학년생이 되는 김양(여성학 전공)은 지난해 말 교내 다문화 학생센터에서 백인 운동선수들이 자신을 향해 원숭이 흉내를 내고 괴성을 지르는 등 희롱했다고 말했다. 이들 학생은 또 “동양인들이 우리 일자리를 빼앗아 간다”는 폭언까지 한 것으로 밝혀졌다.
이들 백인학생은 경찰 및 대학당국의 조사에서 장난을 하기는 했지만 인종차별적인 의도는 아니었다고 주장하고 사과의 뜻을 밝히기도 했다.
WSU는 주 인권위원회에 별도의 조사를 의뢰했지만 별다른 인종차별행위는 없었다고 공식 발표, 김양과 아시안 커뮤니티를 실망시켰다.
김양은 인권위의 진상조사보고서가 교내 분위기를 개선하는데 도움은 됐지만 내용이 모순되고 오해의 소지도 다분하다며 이의를 제기했다.
김양은 조사에 협조하지 않았다는 대학 측의 주장은 사실과 다르다고 반박하고 수업 등으로 시간이 빠듯하기 때문에 참석을 요구한 모든 회의에 나갈 수 없었으며 학생처장이 요구한 질문에 정확한 답변서를 제출했다고 강조했다.
대학 측은 문제의 학생들을 참석시킨 가운데 캠퍼스 내에서 공청회를 열고 결정사항을 백인학생들에게는 전달했으나 김양에게는 이를 통보하지도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김양은 “부지불식간에 이뤄지는 많은 인종차별 및 성차별 행위에 대한 근본적인 조사가 우선적으로 이뤄져야한다”고 강조했다.
캐런 요시토미 JACL회장은 주민의 세금으로 운영되는 WSU가 이번 사건을 제대로 수습하지 못하면 총장의 사퇴를 요구해야 한다며 소수계 커뮤니티의 강경한 분위기를 대변했다.
다이앤 나라사키 ACRS사무총장도 백인학생들의 노골적인 인종차별 및 성희롱에도 불구하고 대학 측이나 해당 선수들을 지도하는 코치는 이를 단지 장난기 어린 행위라며 가볍게 넘기려는 자세를 보이고 있다고 비난했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김양의 모교인 레이크 워싱턴 고교의 마크 로벗슨 교장도 참석, 재학중 모범생이었던 김양이 겪고 있는 어려움에 대해 적극적인 지지와 격려의 말을 해 눈길을 끌었다.
올 가을 WSU 다문화 학생회장 직을 맡는 김양은 학생회 활동을 교내의 인종문제 해결에 초점을 맞추겠다며 “장기적으로 학내분위기가 개선되도록 긍정적인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말했다.
/김정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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