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UW 헬만교수 촉구…중동식 군사·경제 제재 안 먹혀
20년간 잠자고 깬 립 밴 윙클 꼴…시간허비 말아야
미국이 대 북한정책에 손을 놓고 있는 동안 상황이 크게 변하긴 했지만 이제라도 현실적인 자세로 대화에 임하라고 워싱턴대학(UW)의 동아시아문제 권위자가 촉구했다.
UW 국제정책 연구소의 도널드 C. 헬만 소장은 미국정부가 신보수파의 주도로 테러와의 전쟁에 몰두한 후 뒤늦게 한반도 등 동북아 정책에 눈을 돌리고 있다고 시애틀 타임스의 특별 기고에서 지적했다.
지난 6월 서울대학교와 공동으로 금강산에서 최초의 국제학술회의를 주도했던(본보 6월 14일자 보도) 헬만 박사는 미국의 대북정책을 인기작가 워싱턴 어빙의 단편소설 ‘스케치북’에 나오는 립 밴 윙클에 비유했다.
이 소설의 주인공인 게으름뱅이 사냥꾼 윙클은 사냥도중 이상한 사람들을 만나 술을 훔쳐 마시고 취해 잠이 들었다가 깨어보니 무려 20년의 세월이 흘러 완전히 변한 세상을 만난다.
헬만은 윙클이 자고 있던 동안에 크게 변한 세상에 적응하는데 성공했지만 최근 6자회담 복귀를 선언한 미국정부의 대북정책도 결국 성공을 거둘 수 있을지는 미지수라고 말했다.
그는 아시아의 시대가 도래하는 현 시점에서 미국의 한반도회담 복귀 결정은 이 지역에서 미국의 지도력을 재확립하는 첫 걸음에 불과하다고 단정했다.
이라크·이란·북한을 악의 축으로 단정한 부시행정부는 대량 살상무기의 제거를 위해 이라크를 공격했으나 핵 확산 금지조약을 탈퇴한 북한이 유엔 핵 사찰단을 철수시키고 핵무기를 개발하는 동안 속수무책으로 일관했다고 그는 지적했다.
헬만 박사는 리비아에 대한 무조건적인 굴복요구, 이라크에 대한 군사공격 또는 정치·경제적인 제재 등의 방법들이 북한에는 전혀 먹혀 들어가지 않았다고 분석했다.
특히, 한국·중국·러시아·일본 등 주변국들은 북한의 완전한 핵 폐기를 6자회담의 목표로 삼고 있다고 설명한 그는“하지만 미국은 이를 협상의 전제조건으로 요구, 대화의 실마리를 푸는데 실패했다”고 질타했다.
그는 미국이 북한을 공격할 경우, 한국인 수십만명과 함께 미군도 수 천명에 달하는 인명피해가 불가피하다고 추정하고“군사적으로 성공하더라도 막대한 점령비용과 한국정부의 반대에 따른 엄청난 외교적인 대가를 치러야한다”고 경고했다.
미국이 단순히 6자회담에 복귀하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고 강조한 헬만은 부시행정부가 지속적으로 추구해온 정권교체요구를 지양하고 건설적이고 현실적인 전략을 제시하며 회담을 주도할 것을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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