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외지 투자가들이 몰리면서 무서운 지가상승 기류를 타고 있는 텍사스 서부의 황무지.
에이커당 20달러짜리 230달러에‘묻지마 거래’
황량하기 그지없는 텍사스의 멕시코 국경부근 황무지가 전국으로 확산중인 부동산 열풍에 따라 하루가 다르게 지가를 높이고 있다.
멕시코 국경 부근의 제프 데이비스 카운티의 경우 수도나 도로도 없고 방울뱀만 득실거리는 사막이 끝없이 펼쳐있다. 불법체류자들이나 마약 밀수업자들만 거치는 황무지지만 요즘 땅값이 맨해턴 콘도나 말리부 저택보다 더 빠르게 뛰고 있다.
지난 2월 한 캘리포니아 사업가가 에이커당 65달러에 7,408에이커를 구입한 후 6개월 사이 가치가 12배 이상 올라 요즘 에이커 당 800달러에 팔리고 있다. 마을 인구는 217명에 불과한데 지주는 1,000명에 달한다.
또 제프 데이비스 카운티에 인접한 허즈페스 카운티는 토지가 제프 데이비스 카운티보다 더욱 건조하고 쓸모 없는 곳. 2002년 이안 마틴이라는 캘리포니아 주민이 에이커당 20달러에 600 에이커를 구입했을 때 주민들은 그가 어리석다고 생각했었다. 하지만 마틴이 구입한 땅은 요즘 에이커당 230달러에 팔리고 있다.
이같은 부동산 열기 덕분에 제프 데이비스 카운티는 연 5,000달러에 목초지로 대여하던 땅을 팔아 연예산의 10%에 해당하는 11만1,200달러를 거둬들이고 전학생 52명의 발렌타인 교육구는 나머지 31만5,000달러의 수입을 올리는 횡재를 맞았다.
그러나 지역 주민들은 투자가들이 과연 현명한 것인지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어떤 날에는 하루 25건의 부동산등록증서를 접수하는 제프 데이비스 카운티의 수 블랙리 서기는 이들이 구입한 땅에서 살려면 헬리콥터로 이사를 와서 텐트 생활을 해야 할 것이라며 고개를 저었다. 포장도로는 고사하고 크고 작은 돌덩이들이 어지러이 널려 있는 황무지를 차로 달리기란 사실 불가능에 가깝다.
주민들은 또 토지가 중개인들을 통해 조각조각 나뉘어 팔리고 있기 때문에 개발 가능성도 희박하다고 입을 모았다. 인근에 큰 도시가 있는 것도 아니다. 엘 파소는 서쪽으로 160마일, 샌안토니오는 동쪽으로 450마일이나 떨어져 있다.
게다가 인터넷을 통해 토지 매매가 이뤄지는 사례가 많아 구입자들이 사기를 당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도 일고 있다.
많은 중개인들은 웹사이트에 비옥한 토지의 사진을 띄운 후 사진이 실제 거래 대상지와 관계가 없다는 경고를 광고문 깊숙이 숨겨놓고 있다.
뉴욕에 거주하는 비올렛 허난데즈의 경우 이베이에서 5에이커 토지에 재미삼아 2센트를 입찰한 것이 낙찰됐다. 그러나 경매 자체가 토지 판매가 아니라 협상권을 파는 것이라는 사실을 뒤늦게 알고는 쓴웃음을 지었다. 허난데즈는 결국 마음에 없었던 5에이커 토지를 에이커당 800달러에 구입했다.
그래도 허난데즈는 언젠가 아들에게 물려줄 재산이 생겼다며 “토지증서를 받으면 너무 기쁠 것”이라고 말했다.
<우정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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