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1일 재미 남가주 이북도민회 연합회(이하 연합회)가 한국 이북오도위원회의 중재로 재미 남가주 이북도민 총연합회(이하 총연합회)와 합의한 내용을 절차상 문제를 들어 원천 무효임을 알리는 기자회견을 가졌다. 우여곡절 끝의 화해를 기대했던 한인사회는 다시 한지붕 두가족의 싸움을 더 지켜볼 수 밖에 없게 됐다.
두 단체의 싸움이 재개된 데 대해 한국 이북오도위원회의 한 관계자는 “합의를 했다고 들었는데 아직도 싸우냐”며 “오도위원회의 고위 관계자가 합의를 선언했기 때문에 모국 방문사업은 그 합의에 따라 진행된다”고 밝혔다. 모국 방문 사업을 놓고 싸움을 벌이는 두 단체의 승자 결정권을 한국 이북오도위원회가 쥐고 있는 셈이다.
하지만 칼자루를 쥐고 있는 한국 이북오도위원회의 무분별한 개입은 논란을 불러 일으키고 있다.
연합회의 김호정 회장은 “이북오도위원회의 고위관계자가 합의 후 가진 뒤풀이에서 ‘우리끼리 합의하면 되지, 뭐가 문제냐’라며 정관에 따른 절차를 무시하고 임의로 유령 단체 명의로 총회 소집 공고를 냈다”고 비난의 목소리를 높였다.
LA한국교육원 사태도 오도민회와 별반 다르지 않다.
내부적인 해결을 위해 장기간 협상을 거듭하며 해결의 실마리를 찾으려고 노력했지만 여의치 않자 결국 교육인적자원부가 직접 인사권을 발동하는 강수를 불러와 양측의 감정대립이 극에 이르게 됐다. 이같은 한국 정부 및 산하기관의 개입은 LA의 한인 사회에 대한 적신호로 받아들여진다.
재외동포 참정권 문제 등 외부 문제에 목소리를 높이지만 내부 문제조차 제대로 해결할 만한 힘이 커뮤니티에 없다는 방증이기 때문이다. 산토끼가 집토끼를 몰아내려고 호랑이를 불렀다 호랑이에게 모두 잡아 먹혔다는 고사가 옛 이야기만으로 들리지 않는 까닭은 무엇일까.
연일 지면을 장식하는 한인단체들의 내분이 한여름 불쾌지수를 높이고 있다.
이석호
<사회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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