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이로=연합뉴스) 박세진 특파원 = 사우디아라비아를 23년간 통치해온 파드 빈 압델 아지즈 국왕이 1일 오전 9시30분께(현지시간) 수도 리야드의 한 병원에서 84세를 일기로 사망했다.
이에 따라 파드 국왕의 이복 동생으로 지난 10년 간 사우디아라비아의 실질적인 통수권자였던 압둘라 왕세제가 왕위를 계승했다.
사우디 왕실은 이날 이야드 빈 아민 마다디 공보장관을 통해 발표한 성명에서 파드 국왕이 파이살 왕립 병원에서 질병으로 서거했으며 압둘라 왕세제가 왕위를 물려받았다고 밝혔다.
그러나 정확한 사인은 공개되지 않았다.
아랍권 TV 방송들은 파드 국왕에 대한 영결 기도의식이 2일, 장례식은 3일 거행될 예정이라며 고인의 유해는 리야드 시내의 알-쿠드 묘역에 안장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지난 95년 뇌졸중으로 쓰러졌던 파드 국왕은 올해 5월에도 급성폐렴이 나타나 파이살 왕립병원에서 입원치료를 받았으며, 그후 호흡곤란 증세가 심화돼 온 것으로 알려졌다.
1921년 생으로 알려진 파드 국왕은 1982년 왕위에 오른 이후 미국의 편에 서서 걸프전쟁과 이라크 전쟁이 터지고 이슬람 극단주의가 확산된 격변기에 사우디를 이끌어 왔다.
그러나 그는 95년 뇌졸중을 겪은 뒤 휠체어 신세를 지게 되면서 대부분의 일상적인 국사를 이복동생이자 왕세제인 압둘라에게 맡긴 채 상징적인 국왕으로 머물렀다.
왕실이 성명을 발표하기 앞서 이날 사우디 국영TV는 정규 방송을 모두 중단했으며 왕실 성명이 발표된 뒤 이슬람 경전인 코란 암송 프로그램을 내보냈다.
이번에 왕위를 계승한 압둘라 왕세제는 파드 국왕이 뇌졸중으로 쓰러진 이후 사실상 사우디아라비아를 통치해 왔으며 그의 나이도 올해 82세로 고령이다.
또 압둘라 왕세제가 왕위를 물려받음에 따라 같은 왕족인 술탄 국방장관이 차기 왕위 계승권을 확보했다고 사우디 국영 TV가 전했다.
마다니 공보장관은 압둘라 왕세제가 신임 국왕이자 이슬람의 2대 성지인 메카와 메디나의 수호자임을 선포한다며 사우디 왕가가 신임 국왕에게 모든 충성을 다하기로 맹세했다고 밝혔다.
이집트, 요르단 등 아랍권과 파키스탄을 포함한 이슬람 국가들은 파드 국왕의 서거 소식이 알려진 뒤 즉각 국가적인 애도기간을 선포하고 고인의 추모물결에 동참했다.
사우디 주식시장은 이날 오전 파드 국왕의 사망설이 나돌면서 크게 출렁이는 모습을 보였으나 사망이 공식 발표된 후 진정돼 개장 때보다 1% 하락한 채 마감됐다.
한편 아랍연맹(AL)은 파드 국왕의 사망으로 오는 3일 이집트 시나이 반도의 휴양지 샤름 엘-셰이크에서 개최할 예정이던 아랍 정상회담을 잠정 연기하기로 결정했다.
아므르 무사 아랍연맹 사무총장은 이날 샤름 엘-셰이크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회의를 며칠 연기하기로 의견을 모았다며 추후에 회의일정을 다시 잡을 것이라고 말했다.
parksj@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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