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형은 목사·한나씨 부부 가족이 한자리에 모여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다.
“‘가족’이란 축복 주고 싶었죠”
박형은 목사·한나씨 부부
4남매불구 레이첼 입양
박한나씨도 입양아 출신
8월14일 LA 영락교회에서 열리는 입양인 대회는 특별한 이유가 있다. 이 교회 영어목회(EM) 담당 박형은 목사가 대회를 주최하는 한국입양홍보회 회원이기 때문이다.
박 목사 가족은 자녀가 다섯이다. 장남 조슈아(14), 장녀 다니엘(13), 둘째 아들 앤드류(11), 막내아들 사무엘(9), 그리고 막내 딸 레이첼(4) 까지. 5남매 뒷바라지하기에도 엄마 박한나 사모의 하루는 짧기만 하다.
가족사진을 자세히 보면 나머지 6명은 비슷한 체격인데, 유독 날씬한 레이첼이 눈에 띈다. 레이첼은 박한나 사모가 가슴으로 낳은 딸이다. 네 자녀를 키우기도 벅찬데 집안 어른들의 반대를 무릅쓰고 입양을 한 이유는 박한나 사모 자신이 입양아 출신이기 때문이다.
출생 직후 길거리에 버려진 박 사모를 데려다 키운 건 당시 동네에서 고아원을 운영하던 현재의 양부모. 4세 때 미국으로 이민 온데다 부모님이 너무나 사랑해 줘 자신이 입양됐다는 사실을 고3 때까지 몰랐다.
“우연히 친구로부터 입양됐다는 이야기를 들은 뒤 처음에는 방황도 많이 했어요. 그러던 어느 날 나를 가족의 사랑 속에서 자랄 수 있도록 해 준 부모님께 감사하는 마음이 들었고, 나중에 나도 버려진 아이에게 가족의 축복을 줘야겠다고 생각했어요.”
UC데이비스 재학시절 만난 남편 박형은 목사와의 결혼도 쉽지 않았다. ‘입양아’라는 세 글자 때문이었다. 박 목사는 “자식을 이기는 부모 없다는 옛말처럼 어렵게 승낙을 받았는데, 지금은 둘째 며느리가 최고라고 좋아하신다”고 자랑했다.
수입이 뻔한 목사가 2만달러라는 거금의 입양비용을 마련하는 게 쉽지 않아 차일피일 미뤄온 입양을 행동으로 옮긴 데는 아내의 한 마디가 결정적이었다. “좋은 차 사려고 융자도 받는데, 한 아이의 미래를 위해서는 왜 그러면 안 되죠?”
이 말에 바로 카드를 긁어 종자돈을 마련해 수속을 시작했다. 소식을 전해들은 영락교회 신자들이 모아준 정성과 정부에서 돌려주는 1만달러의 세금혜택도 금전적으로 큰 도움이 됐다.
레이첼을 데려올 때 가장 큰 걱정은 자녀들의 반응이었다. 다행이 네 자녀 모두 돼지 저금통을 깨 수속비용에 보탰고, 생각보다 빨리 레이첼을 가족으로 받아들였다. 박 목사는 “막내였던 사무엘이 처음에 약간 심통을 부렸는데, 이제는 잘 한다”며 “아이들은 순수해 어른들보다 더 빨리 적응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박형은 목사에게 입양이 왜 소중한지 물었더니, 기대했던 종교적 의미가 아닌 사회적 의미를 부여했다.
그는 “고아원에서 자라는 아이들이 배경과 연줄을 중요하게 여기는 한국 사회 시스템 속에서는 빈곤과 차별의 악순환을 벗어나는 게 거의 불가능하다. 가정을 필요로 하는 아이들에게 전혀 다른 환경을 열어주는 건 우리 한인들의 몫”이라고 말했다.
입양인 대회 문의는 한국입양홍보회 www. mpak.org 또는 (310)336-5618
<이의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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