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1년 킴벌리 위피코브스키가 우크라이나로부터 5살 난 남자아이 러슬랜을 입양할 때 그녀는 러슬랜에게 모든 것을 다 주려고 했다. 멋진 옷, 새로 나온 장난감은 물론 집 동네인 애리조나 피닉스의 근교에서 즐길 수 있는 모터 트랙터로 사 주었다. 그러나 한가지 킴벌리가 줄 수 없는 게 있었다. 킴벌리는 언젠가 아들이 자신의 생부가 왜 고아원에 자신을 버렸는지 물어올 것을 알고 있었다. 문제는 이러한 질문에 대한 답변을 알지 못한다는 데 있다. 킴벌리는 입양아들의 친부모를 찾는 전문가 애나 스터내드를 고용했다. 그에게 도움을 요청한 것이다. 5주 후 킴벌리는 러슬랜의 어릴 적 사진과 함께 생부의 편지를 받았다. 지축이 흔들리는 충격을 받았다.
아이의 ‘알 권리’ 위해 미리 정보 파악 목적
해외 생부모 등 입양아의 ‘과거’ 끝까지 추적
현지 네트웍 총동원 경찰·병원기록 등 조회
건당 수수료 작으면 600달러 많으면 5,000달러
스터내드와 같이 입양아와 생부모를 연결해주는 일을 하는 사람들은 입양아가 뿌리에 대해 알 수 있는 기회를 찾아준다는 데 보람을 느낀다고 한다. 스터내드는 지난 3년간 250여 입양가족을 위해 일했다고 시사주간지 ‘뉴스위크’가 전했다.
지난 10년간 약 미국의 17만 가정이 중국, 동유럽, 중앙아메리카, 인도 등지에서 입양했다. 대다수 가정은 입양아의 뿌리에 대해 알고 싶어하지 않는다. 하지만 뿌리에 대해 알고 싶어하는 가정이 점점 증가하고 있다. 그래서 전문가를 고용한다. 이들은 생부모가 사는 곳의 교사, 통역사, 사설탐정 등과 연결해 정보를 입수한다.
웹사이트에 알리고 공공기록을 조회하며 입양관계자들을 만난다. 또 경찰이나 고아원 관계자들과도 면담하고 필요하면 가가호호 방문도 한다. 이들을 고용하면 적게는 600달러에서 많으면 5,000달러가 든다.
15년 전만 해도 입양가정과 생부모와는 일체 연락을 취하지도 관계를 맺지도 않는 게 보편적이었다. 물론 국내에서 입양했을 경우 생모와 연락을 하는 경우가 가끔 있긴 했다. 하지만 생부모와 연락을 하는 것이 입양아와 입양가정에 바람직하지 못한 결과를 준다는 믿는 사람들은 아예 해외입양 쪽으로 나갔다.
입양가정을 위한 웹사이트를 운영하는 캐런 홀트는 “입양아의 생부모가 해외에 살면 서로 연락을 하기가 곤란하므로 입양가정에 간섭할 수 없다”고 말했다. 그러나 세상이 많이 달라졌다. 이제 입양부모들은 아이의 병원기록에서부터 형제자매 조상들에 대한 정보를 수집한다. 그래서 아이가 성장해 자신의 과거에 대해 물어오면 있는 그대로 알려주려 한다.
입양아들이 성장해서 다시 과거로 돌아가려는 게 아니라 그저 자신의 뿌리에 대해 알고 싶어한 다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입양가정이 너무 겁낼 일이 아니라는 것이다. 그러나 일부 나라에서는 입양아의 뿌리를 찾는 게 여의치 않다. 중국의 경우, 입양아들은 기록에서 소멸된다. 텍사스 샌안토니오에 사는 입양아 뿌리 찾기 전문가 에들리 홀은 중국에 있는 그녀의 네트웍을 십분 활용한다. 경찰보고서를 어떻게든 구해내든지 아니면 입양아의 과거를 알아낼 만한 온갖 자료를 뒤진다.
이러한 노력이 모두 해피엔딩으로 끝나는 것은 아니다. 홀이 올린 최대의 개가는 이렇다. 입양아를 처음 발견한 사람을 찾아 입양부모와 연결해 주었다. 다른 나라에서의 일이다. 생모를 찾았는데도 이들이 입양아가 자신의 친자식이라는 점을 인정하지 않는 경우도 있다. 하도 어려서 고아원에 보내 성장한 모습만 보고서 자신의 자식임을 확인할 수 없는 겨우도 있지만 알고서도 시인을 하지 않은 경우도 있다고 한다. 너무도 슬픈 일이다.
지난달 킴벌 리가 우크라이나로 여행을 갔다. 입양아 러슬랜의 생부모를 만나기 위해서다. 이들은 러시아인이었다. 킴벌리는 큰 환영을 받았다. 입양아 러슬랜은 그곳에서 친형제와 즐겁게 놀았다. 그러나 킴벌리에게 떨떠름한 상황이 다가왔다. “그들은 내가 백만장자인줄 안다. 그리고 종종 내게 돈을 요구하기도 한다”고 했다. 킴벌리는 생부모를 만난 뒤 무언가 착잡한 느낌이 드는 것을 감출 수 없었다. 그렇더라도 입양아의 뿌리를 찾는 일은 가치 있는 일이라고 믿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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