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런던 테러의 배후로 이슬람 극단주의자가 지목되면서 영국 내 이슬람 사회에 불안감이 팽배하다.
지금까지는 이슬람교도를 겨냥한 `보복공격’을 숨죽인 채 걱정하는 정도였으나 영국 경찰이 투항을 거부하는 테러용의자를 사살하도록 치안대책을 강화하자 분노가 서서히 표출되고 있다.
영국 일간 가디언 인터넷판은 23일 요즘은 평범한 이슬람교도들조차 불안감과 항상 감시당하는 느낌에 대해 얘기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히잡(이슬람 전통 머리쓰개)을 쓴 24세의 한 이슬람 여성은 이 신문에 요즘 우리의 주된 느낌은 항상 따라다니는 공포이라고 말했다.
가디언에 따르면 런던 동부의 한 모스크(이슬람 사원)에는 이날 영국인 억양의 남성이 건물에 폭탄이 있다. 대피할 시간은 30분이라는 전화를 걸어왔다.
경보 사이렌 속에 모스크와 바로 옆 이슬람 학교에서는 어린이 160명을 포함한 200명이 황급히 건물을 빠져나왔으나, 경찰의 수색에서 폭탄은 발견되지 않았다.
모스크에서 일하는 딜오와르 칸은 지난 2주간 이런 전화를 16번이나 받았다고 말했다.
런던 시민들이 `자살폭탄’이 무서워 지하철 타기를 꺼리는 반면, 이슬람교도들은 다른 이유에서 런던 도심으로 들어가는 것을 피하고 있다.
레바논 출신 학생인 23세의 파테마 알 카티브는 요즘 거리를 걸어가면 느낌이 다르다. 열차에 앉아 있으면 사람들이 자리를 피한다고 전했다.
이름을 밝히지 않은 한 24세의 여성은 모두 폭탄만 걱정하고 있지만, 우리들은 `오늘은 또 어떤 위협을 받을까’를 걱정한다면서 아침에 눈을 뜨면 다음에는 또 무슨 일이 일어날까 불안하다고 털어놓았다.
특히 여성과 노인이 집중적으로 보복을 당할까 우려하는 분위기이다.
이런 가운데 22일 발생한 영국 경찰의 지하철역 테러용의자 사살과 뒤이은 영국 경찰의 `사살 지침’ 논란은 기름을 부은 격이 됐다.
이슬람권은 경찰의 총격이 `폭력적인 보복공격’에 대한 이슬람권의 불안을 심화시키고 있다는 반응을 보였다고 AFP통신이 보도했다.
영국 내 최고 이슬람단체 연합체인 모슬렘평의회는 22일 왜 아시아계 남자가 경찰의 총격으로 숨졌는지 경찰에 해명을 요구했다.
평의회 대변인인 이나왓 벙글라왈라는 경찰은 스톡웰 지하철역에서 무슨 일이 일어났고, 왜 남자가 사망했는지 반드시 발표해야 한다면서 경찰의 `사살 지침’에 분노하고 걱정하는 이슬람교도의 전화가 빗발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거침없는 발언으로 유명한 이슬람 성직자 쉐이크 오마르 바크리 모하메드는 이날 영국이 이라크와 아프가니스탄에서 철군할 때까지 이슬람 무장세력은 계속 영국을 공격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는 런던 2차 테러에 대해 원인과 근본적인 문제가 상존하는 한 7.7테러와 같은 결과를 계속 목격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quintet@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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