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내 도보등 억지로 다스리는 것 보다는
피로 풀릴 때까지 충분한 휴식과 수면을
멜라토닌 복용 수면 사이클 시작에 도움
한국을 방문했다 돌아오면 따라오는 것이 있다. 밤이 돼도 눈은 말똥말똥, 잠이 제대로 오지 않는 이른바 ‘제트랙’(Jet Lag) 증상이다. 제트랙은 시간대가 바뀌면 시차로 인해 일시적으로 피로해지거나 멍해지는 등 신체리듬에 이상이 생기는 상태를 말한다.
흔히 수면장애가 오며 집중력과 판단력 저하, 방향감각의 혼란, 위장장애, 두통, 짜증 및 불안증세가 나타난다.
전문가들은 전문 용어로 ‘디싱크로나이제이션’(표준시각 불일치)이라 부른다. 비행기 승객, 승무원들을 조사한 여러 연구결과, 90% 이상의 장거리여행자가 이같은 문제를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유명배우 러셀 크로우조차 최근 자신이 머물던 호텔에서 로비직원에게 전화기를 던진 사건에 대해 심한 제트랙 때문에 일어난 일이라 해명하기도 했다.
그동안 제트랙이 왜 생기는지 보다는 어떻게 컨트롤할 수 있는가에 초점이 맞춰져 왔다. 비행중 물을 많이 마시지 않았거나 술을 마셨다든지, 자리가 너무 좁아 근육을 꼼짝달싹 못하거나 비행기 객실 압력, 잠을 자야 하는 시간에 충분히 잠을 못자는 점등을 관리하는 것이 시차적응에 도움이 되는 것으로 여겨졌었다.
하지만 물을 많이 마시거나 비행기 안에서 자주 걸어다니고 충분히 쉬어도 증상을 완화시키는 데에는 조금밖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 아직까지는 피로를 억지로 다스리는 것보다는 피로가 풀릴 때까지 휴식이나 수면을 충분히 취하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으로 권장되고 있다.
이런 제트랙은 왜 일어나는 것일까? 두뇌에는 시간을 기록하는 시계가 있다. 뇌의 시상하부에 위치한 시신경교차상부핵(SCN)이 바로 생체시계다. 많은 생물학자들은 이 SCN이 제트랙을 해결할 수 있는 열쇠가 된다고 생각한다.
신경세포로 이뤄진 SCN은 우리 몸의 수면 패턴을 24시간 주기 리듬에 따라 조절하게 돼 있다. 수면 외에도 식욕이나 여러 신체 기능에도 영향을 주는 것으로 밝혀졌다.
또한 SCN은 수면을 돕는 멜라토닌 같은 호르몬을 조절하는 데 연관성이 있다. 취침시간이 되면 SCN은 멜라토닌 분비를 하도록 뇌하수체에 신호를 보내 잠이 들게 된다. 새로운 시간권으로 가기 전 멜라토닌을 복용하면 새롭게 수면 사이클을 시작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정이온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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