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일랜드만의 유정에서 천연개스를 채굴하고 있는 유노칼의 석유시설.
미국민 73% “중국인수 반대”
중국의 국영기업인 ‘중국해양석유’(CNOOC)의 미 정유업체 ‘유노칼’(Unocal) 인수 추진이 재계는 물론 정계의 ‘뜨거운 감자’로 떠올랐다. 지난 4월 중국의 PC업체 레노버가 IBM PC사업부문을 인수한 데 이어 중국 최대 가전기업 하이얼이 미 3위의 가전업체 메이텍의 인수를 눈앞에 두고 있어 이번 CNOOC의 유노칼 인수추진은 미-중 국민간 감정싸움으로까지 비화될 조짐이다. 지금까지의 상황과 미국내 반응을 짚어본다.
■현재 상황
미국 셰브론이 164억달러(주당 60-61달러)의 주식과 현금을 제시, 유노칼측과 합의한 가운데 가운데 CNOOC는 현금 185억달러(주당 67달러)를 제안하며 인수전에 뛰어들었다.
CNOOC는 치열한 인수 경쟁 속에서 매입가격을 더 높일 수도 있다고 밝히는 등 인수 의지를 확고히 하고 있다. 반면 셰브론은 인수가격 상향 압력을 받고 있지만 이를 거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인수전은 최근 유노칼 이사회가 CNOOC가 일부 조건을 수용할 경우 셰브론 지지 방침을 철회할 수도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는 점에서 CNOCC에 다소 유리하게 전개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양측은 현재 일부 조건에는 경영진 처리, 기존직원 고용 승계, 연기금 문제 등을 둘러싸고 협상을 벌이고 있다.
이사회는 이 문제와 관련한 최종 결정을 내리기 위해 오는 8월10일 열리는 주주총회를 앞두고 어느 회사를 매입자로 다시 추천할 지를 곧 결정할 예정이다.
■미국내 분위기
중국 기업의 미국업체 인수로는 최대 규모가 될 CNOOC의 유노칼 인수 추진과 관련, 연방 하원의원들이 의회 차원에서 이를 저지해야 한다고 발언하는가 하면 전 CIA 국장까지 나서 “에너지 시장과 서태평양 지역을 지배하기 위한 중국의 국가적 전략”이라고 밝히는 등 반대분위기가 고조되고 있다.
증권가도 메릴린치가 CNOOC의 유노칼 인수는 부정적이라는 의견을 밝힌 데 이어 도이치증권은 정치적 동기에 따른 시도라는 분석을 내놓기도 했다.
월스트릿 저널과 NBC뉴스가 지난 8-11일 성인 1,009명을 상대로 실시한 조사에서 응답자의 73%는 “유노칼이 CNOOC에 넘어가서는 안 된다”고 답해 기업의 경제논리에 앞서 미국의 자존심을 지키자는 분위기가 팽배해지고 있다.
<김장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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