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고록 통해 일화 공개…극장에 돈 뜯으로 온 패거리와 맞서
유랑극단 시절 주연 여배우와 들뜬 첫사랑을 나눈 적이 있다고 고백한 코미디언 배삼룡씨가 극장에 돈을 뜯으러 온 건달과 맞선 일화를 털어놓았다.
올해 여든 살을 맞은 코미디언 배삼룡씨는 중앙일보에 연재중인 회고록에서 유랑극단 시절 극장 주변에는 건달들이 많았으며 특히 지방에는 시시껄렁한 패거리가 몰려와 돈을 뜯는 일이 종종 있었다면서 혼자서 여덟 명의 건달에 맞선 일화를 회고했다.
대구에서 공연할 때였다. 가죽장갑을 낀 건달들이 분장실로 들이닥쳤다.
야, 예쁜데. 이름이 뭐야?, 허락도 받지 않고 공연해도 되는 거야? 여배우들을 못살게 굴며 억지를 부려 돈을 뜯으려 할 심산이었다.
그때까지 남의 따귀 한 번 때려본 적이 없었던 배씨는 젊은 혈기와 ‘일단 나가고 보자’는 생각에 그만 건달들에게 너희, 혼나고 싶냐? 안 나가면 그냥 두지 않겠어라고 말하고 만다.
걱정하던 단원들에게는 걱정하지 마세요. 나도 왕년에 한가닥 하던 놈이니까라고 말하며 큰소리를 쳤다.
그러나 일 대 팔. 어떻게 여덟 명이나 되는 건달들을 당해낼 재간이 있겠는가. 이판사판. 배우의 생명인 얼굴을 보호하기 위해 복싱 선수가 얼굴을 방어하듯 두 팔로 얼굴을 감싼 채 건달들 앞으로 나아갔다. 맘대로 한 번 해봐.
황당한 건달들. 그때 우두머리가 껄껄껄 큰소리로 웃으며 발길로 배씨의 엉덩이를 두어 번 툭축 치더니 건달들을 데리고 돌아갔다.
무사히 건달들을 물리친(?) 배씨는 의기양양하게 돌아와 단원들에게 이젠 까불지 못할 겁니다라고 말했다. 문제는 그 다음이었다. 공연장에 건달들이 들이닥칠 때마다 단원들이 배씨를 찾은 것. 궁지에 몰린 배씨는 그때마다 이런저런 핑계를 대고 도망가야만 했다고 배삼룡씨는 회고했다.
/한국아이닷컴 뉴스부 reporter@hankook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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