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투자 스캔들 피해자들이 투자사 대표로 알려진 한 한인 집 앞에서 시위하고 있다. <서준영 기자>
‘클린 커뮤니티’ 나 부터 변하자
집중기획 시리즈 (5)
신용사회 망치는 금융사기들
투자사기 빈발 ‘못믿을 한인’만연
최근 잇달아 터지는 투자 스캔들에 대해 한 한인금융 관계자는 일확천금을 노리는 터무니없는 욕심과 무원칙한 투자관행, 그리고 신뢰를 잃은 얄팍한 사행 심리가 교묘히 복합된 이민 사회의 독특한 투자 사기 양상으로 분석했다.
투자 스캔들의 유형은 반드시 ‘고액 수입’을 보장한다. 또 지도급 인사가 바람잡이 역할을 하거나 영향력있는 한인들이 고수익을 올린 자신의 경험담을 퍼트려 신뢰를 얻어가는 수법이 동원되고 탈세를 통한 음성 자금을 양성화할 수 있다는 유혹 등이 공통된다.
거액 사기만 있는 것은 아니다. 친구, 동창, 고향 선후배, 심지어는 이웃의 돈을 빌려가서는 ‘배째라’식으로 버티는 한인들이 우리 주변에는 부지기수로 널려 있고 계파동 이야기를 들어도 별로 이상하게 들리지 않을 정도로 무뎌진 상태다. 한마디로 한인사회를 아무로 믿을 수 없는 불신의 사회로 이끌어가고 있는 것이다.
“투자사기 피해자들의 하소연을 들어보면 마치 사이비 이단종교 신봉자를 보는 것 같습니다”
한 전문가는 연간 30~40%의 수익을 내기도 불가능한 현실에서 연간 100% 이상의 수익보장을 믿는 것은 사이비 신앙이라고 밖엔 이해할 수 없다고 고개를 흔들었다. 또 탈세등으로 뒷전에 밀어두었던 소위 ‘잠자는 돈’을 투자했던 한인들이 많아 서로 쉬쉬하는 바람에 대형 금융 스캔들이 터져도 수사 기관의 개입이 어려운 점도 문제라고 지적했다.
지도급 인사를 자처했던 한 한인이 바람잡이로 등장해 큰 파장을 일으켰던 ABC사건도 상당수의 한인들이 피해를 당했으면서도 적극 나서지 못하는 이유가 바로 음성 자금 때문이라는 소문도 파다하다.
1억 달러 이상의 피해액으로 한인사회 최대의 투자사기 사건으로 기록된 C플러스 대형사건은 성공한 사업가 대접을 받는 상당수 한인들이 피해를 입었지만 대부분 세금보고를 할 수 없는 ‘음성자금’을 축적하고 있었고 투기성 도박성향까지 엿보였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견해다.
대형 투자 스캔들은 자신들의 피해에서 끝나지 않는다. 인간관계를 파탄내고 한인사회 전반에 불신의 그림자를 짙게 드리운다.
900여명의 한인피해자가 1,000여만달러의 피해를 입은 것으로 드러난 다단계 판매사 ‘윈링크’사건은 고수익을 보장하는 회사의 달콤한 약속을 믿고 친척에서부터 주변 친구, 이웃까지 끌어들인다. 대표적인 예가 주변사람들 100여 명을 몽땅 끌어들여 최상위 라인으로 올랐던 K씨다. 자신뿐아니라 친척, 친구, 이웃으로부터 회사와 한통속이라는 비난과 원망에 시달렸고 이들과는 이제 돌이킬 수 없는 원수가 되고 만 케이스다.
“이런 ‘아사리판’이 없다. LA한인들을 둘로 나누면 ‘사기꾼’과 ‘사기 피해자’밖에 없을 것이다”는 한 피해자의 자조 섞인 하소연이 이젠 남의 일이 아니다.
<김상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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