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덕길씨가 미군 종군기자로부터 선물 받은 6.25 사진들을 보여주며 전쟁 당시 기억을 되새기고 있다. <이승관 기자>
“사진보며 자유의 소중함 느껴”
“전쟁사진들을 볼 때마다 눈물이 시야를 가립니다”
6.25 당시 미군 종군기자로 활약했던 한 미국인이 선물로 준 한국전쟁 사진 100여점을 보물처럼 간직하고 있는 김덕길(65·다우니)씨. 서울수복 당시 시가지 풍경을 담은 흑백사진 한장을 만지작거리던 그는 북받치는 감정을 못 이겨 눈물을 왈칵 쏟았다.
“한국이라는 조그만 나라를 지키기 위해 꽃다운 젊음을 바친 4만여 미군병사들의 희생정신에 절로 고개가 숙여져요. 수호천사가 따로 없지요” 김씨는 30여년 전인 70년대 초 보스턴에서 열린 미 재향군인 모임에서 이 소중한 사진들을 손에 넣었다고 한다.
지역일간지 ‘보스턴 글로브’에 실린 기사를 보고 찾아간 행사에서 한국전 당시 미군 종군기자로 활약한 제이 소비스키(전 매서추세츠주 플리머스 경찰서장)가 참석자중 유일한 한인인 김씨에게 전쟁 사진들을 선물로 건넨 것.
평북 신의주 태생으로 전쟁발발 전 가족과 함께 자유를 찾아 남하한 뒤 1.4 후퇴 때 서울에서 부산으로 피난가 길거리에서 구두닦이를 하며 고난의 세월을 체험한 김씨에게 사진들은 하마터면 잊혀질 뻔 했던 동족상잔의 비극과 전쟁의 교훈들을 되새기게 하는 촉매역할을 하고 있다. 김씨가 받은 사진들은 ▲서울역 앞 광장에서 전투 모습 ▲서울을 되찾은 미군병사들에게 시민들이 울면서 고마움을 표시하는 모습 ▲미군에 붙잡힌 인민군 포로들이 땅바닥에 쪼그리고 앉아있는 모습 ▲포탄이 떨어져 불타는 서울 시가지 모습 ▲부상당한 한국 군인을 미군병사가 도와주는 모습 등 전쟁당시 상황을 생생히 묘사하고 있다.
김씨는 “매년 이맘때 전쟁 사진들을 보며 6.25는 절대 잊혀진 전쟁이 되어서는 안된다고 수없이 다짐한다”며 “2세, 3세들이 한국전쟁의 실상을 제대로 배워 자유와 민주주의의 소중함을 깨닫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김씨는 가보나 다름없는 6.25 사진들을 자녀들에게 물려줄 계획이라며 조용히 사진첩을 닫았다.
<구성훈 기자>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