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나 이것을 당신에게 드리는 정작의 이유는 당신만이 이 향기를 간직하기 가장 알맞는 까닭입니다 한지같이 맑은 당신 영혼만이 꽃을 감싸고 눈물처럼 살아가기 때문입니다
하늘이 추워지고 세상의 꽃이 다 지면 당신 찾아가겠습니다
설악을 온몸으로 끌어안고 인간의 심연을 다독이며 시속에 살기 위해 설악으로 떠나가버린 시인. 가을날 산 계곡 아름다운 햇살 가득, 이름없는 들풀 옆에 전 우주가 참여하여 피운 들국화 몇 송이, 이 소중한 소포를 여러분께 보내고 있다. 과연 우리는 받을 자격이 있는가. 한지처럼 꽃을 감싸고 눈물처럼 맑은 영혼을 지니고 있는지, 그리고 꽃이 다 지고 나서 추운 세상을 향해 열어 줄 따뜻한 가슴이 있는지, 스스로에게 물어보게 만드는 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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