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인당 30년간 5만弗… 美 ‘스타벅스 경제학’ 舌戰
“오늘의 커피 한잔은 내일의 빚”
미국 시애틀 대학 로스쿨에 재학중인 크리스틴 대니얼스는 벼락치기 시험공부를 위해 길 건너 스타벅스로 향한다. 방해 받기 싫다는 듯 찡그린 이마에 칼라 펜을 손에 들고는 ‘나에게 위안을 주는 라테’ 한 잔을 주문한다.
스타벅스 등 미국 유명 커피체인의 본산인 시애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풍경이다. 워싱턴포스트는 18일 요즘 이 지역 대학생들의 생필품이 된 스타벅스 커피의 경제학을 소개했다. 이 대학 로스쿨의 에리카 림 취업담당의 계산에 따르면 일주일에 5번 3달러짜리 스타벅스 카페라테를 마시는 대신 회사나 집에서 커피를 타면 30년간 이자포함 5만5,341달러(약 5,500만원)를 절약할 수 있다.
그는 ‘비싼 커피 사서 마시지 말기’ 운동을 펼치고 있다. 그는 로스쿨이나 비즈니스 스쿨 재학생의 78%가 학자금 융자를 받아 학교를 다니는 상황에서 그런 커피를 마셔대는 것을 두고 ‘미친 짓’이라는 표현을 서슴지 않는다. 크리스틴 대니얼스가 매일 마시는 카페라테는 3년간 학자금 융자액인 11만5 ,000달러(1억1,500만원)에서 나가는 것이라는 이야기다. 때문에 학생들이 빚을 갚기 위해 어쩔 수 없이 적성보다는 보수를 위주로 직장을 선택한다는 이야기도 덧붙였다. 이런 소비문화를 지적하는 의견도 제시됐다. 스타벅스의 급속한 성장은 문화적 허영심을 이용한 속임수일 뿐이라는 분석이다. 학자금 융자 관련 비영리단체들도 “커피값을 빵값으로 계산하면 생각이 달라질 것”이라며 대학생들의 행태를 꼬집었다.
그러나 반론도 만만치 않다. 스타벅스 커피는 일종의 문화라는 것. 과거에는 담배나 피자에 소비하던 돈이 커피로 갔다는 것이다. 실제로 대학 내 빌딩은 스타벅스류의 커피 전문점이 속속 입점하고, 커피 소비량도 점점 늘어나고 있다.
대학 관계자는 “학생들은 커피를 일종의 음식으로 생각한다”고 밝혔다. 미국고급커피협회도 “2시간 동안 3달러로 테이블에 앉아 숙제를 할 수 있다는 기회비용도 계산해야 한다”고 말한다.
홍석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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