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을 방문중인 정동영 통일부 장관이 한국시간 17일 오후 평양 대동강 영빈관에서 김정일 국방위원장과 오찬을 하고 있다.
정동영 장관 면담 미국이 북한 인정하고 존중해야
“부시 각하에 나쁜 생각 없어”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은 17일(이하 한국시간) 정동영 통일부 장관과의 단독 면담에서 “미국이 우리를 인정하고 존중하려는 뜻이 확고하다면 7월중에라도 6자 회담에 나올 수 있다”고 말했다.
정 장관은 이날 오전 11시 평양 대동강 영빈관에서 특사 자격으로 김 위원장과 4시간50분 동안 단독 및 오찬 면담을 갖고 서울로 돌아온 뒤 이같이 밝히고 “김 위원장은 ‘핵 문제가 해결되면 핵확산금지조약(NPT)에 복귀하겠으며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찰을 모두 받아들이겠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그러나 정 장관은 김 위원장이 “미국이 아직 확고한 입장을 갖고 있지 못한 것 같다”며 “미국과 더 협의해 봐야겠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정 장관은 “김 위원장이 핵을 가져야 할 이유가 없다고 말하면서 ‘한반도 비핵화 선언은 유효하며 김일성 주석의 유훈’이라고 강조했다”며 “김 위원장은 ‘우리는 6자회담을 포기한 적도, 거부한 적도 없으며 미국이 업신여기기에 맞서려 했던 것’이라고 말했다”고 밝혔다. 정 장관은 또 “김 위원장은 조지 W 부시 미 대통령에 대해 나쁘게 생각할 이유가 없다면서 각하로 호칭했고, 이를 공개해도 좋다고 말했다”고 밝혔다.
정 장관은 “김 위원장은 노무현 대통령에게 특별한 안부를 전하면서 한반도 평화를 위한 노 대통령의 노력을 고맙게 생각한다고 말했다”면서도 “서울답방에 대해서는 적절한 시기에 하겠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이날 면담에서 정 장관과 김 위원장은 이 밖에 ▲광복 60주년인 8.15에 즈음해 금강산에서 제11차 이산가족 상봉행사 개최 ▲8.15 서울 민족대회에 비중있는 인사를 단장으로 한 북측 당국대표단 파견 ▲중단된 남북 장성급 회담의 조기 재개와 수산회담 개시 ▲이산가족 화상상봉 추진 등에 합의하고, 김 위원장이 제기한 서울-평양 육로상공 직항로 개통 여부는 앞으로 양측이 협의해 나가기로 했다.
<황성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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