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주 한국일보와 함께 나서 자란 닭띠 동갑내기 독자 지미 박씨가 부인 연화씨 아들 앤드류 군과 함께 줄곧 지켜봐 온 한국일보의 모습과 앞으로의 바람을 말하고 있다.
창간 ·동갑내기 독자 통해 본 미주 한국일보 나아갈 방향
6월9일은 본보 미주판 창간 기념일. 지난 69년 창간된 본보 미주판은 그간 독자들의 따뜻한 사랑과 기대 속에 오늘에 이르렀다. 본보 창간 독자와 본보가 창간되던 해에 태어난 독자의 말을 통해 앞으로 한국일보 미주판이 나아가야 할 길을 되새김질해 본다.
이민 초창기 한국소식 접할 기회준 유일한 벗
빛·희망 제시해야 한다는 사명감 잊지 말아야
창간독자 LA 한국 교향악단 상임지휘자 조민구씨
매일 본지에 실리는 많은 기사는 남가주 한인사회 소식과 본국 소식으로 대별된다.
LA 한국 교향악단 상임지휘자 조민구(73·LA거주)씨는 어느 소식에 더 관심이 많을까?
그는 “미국에 이민 와 아메리칸 드림을 이루기 위해 열심히 살아가고 있는 한인들의 삶을 다룬 로컬면을 우선 읽는다”고 말했다. 그리고 “시간이 나면 본국 소식을 읽지만 본국에 대한 관심을 잊고 산지 꽤나 오래됐다”고 덧붙였다.
조씨의 이야기는 본보의 발행 연수가 길어지면서 기사에 대한 독자들의 관심 추이를 대변한다.
조씨는 창간 독자다. 지난 60년 12월 음악공부를 위한 유학생의 신분으로 LA에 정착한 이후 지금까지 하루도 빼지 않고 본보를 읽었다며 본보에 대한 사랑을 넌지시 내비쳤다. 한인사회 소식에 관심이 치중되는 이유는? “남가주 한인인구 증가와 비례해 한국일보에 실리는 한인사회 소식이 풍부해졌고, 다양해졌으며, 재미있어 졌어. 아마도 큰 이유는 거의 모든 가족들이 미국에 살고 있기 때문일 거야.”
그러면서 그는 “한국일보가 이처럼 성장한 것은 대단한 성공으로 여겨진다. 지금까지 한인사회 유대 강화에 크게 기여했음을 부인할 수 없을 것”이라는 말을 잊지 않았다.
그는 사실 본보의 산증인이다. 신문 발행 초창기 시절 본보의 경영진들이 앞치마를 두르고 윤전기를 돌리던 모습을 생생하게 기억하고 있다. 한 때 본보 뉴스의 중심에 서있기도 했다.
“한국일보가 창간되기 전에는 한국의 소식을 접할 길이 거의 없었어. 한국일보의 창간이 한인들에게는 낭보였지.”
“한인이 많지 않아 기사거리가 절대 부족하던 시절, 한국일보 기자들은 ‘기사거리가 없습니까’라고 자주 전화를 걸어 왔었어.”
“한국일보는 LA 한국 교향악단이 91년 부활절 때 할리웃보울에서 공연한 것을 크게 다뤘으며 그 기사(91년 4월4일자)를 읽으면서 느꼈던 기쁨을 잊을 수가 없어.” 그의 회고다.
그는 아직도 건강하다. 긍정적인 사고가 건강 유지의 비결이라고 소개한 그는 “한국일보가 한인 이민자들의 삶 가운데 보다 긍정적인 면을 보다 많이 취급해 주길 기대한다”며 “한인사회에 빛과 희망을 제시해야 한다는 사명감을 잊지 말아 달라”고 부탁했다.
그는 요즘도 LA 한인타운에 위치한 교향악단 사무실로 배달되는 본보를 읽은 것으로 하루를 시작한다.
<황동휘 기자>
올바른 시각으로 맥을 짚어주는 통찰력에 애독
누구나 친근감 느낄 LA 현지소식 더 많이 싣길
미주 한국일보 띠동갑 독자 지미 박씨
“매일 새벽 맨 먼저 일어나 아침을 알리는 성실과 근면, 여러 가지를 빠르고 정확하게 쪼아 모으는 순발력과 민첩성은 언론이 지녀야 할 핵심 근성이죠.”
서른 여섯 해 전 오늘, 이 땅에 첫 모습을 드러낸 미주 한국일보와 닭띠 동갑내기 지미 박(36세)씨는 “2대에 걸친 미주 한국일보의 오랜 독자”라며 일반적으로 일컬어지는 ‘닭띠들의 성품’에 빗대어 이같이 설명했다.
1969년 한인이 제작 발간한 미주 최초의 종합 일간지로서 “풍부한 컨텐츠와 빠르고 정확한 정보, 격변하는 세태의 흐름을 미주 한인들의 중심에서 올바른 시각으로 맥을 짚어주는 뛰어난 통찰력” 등이 박씨가 미주 한국일보를 곁에 두고 지켜보며 함께 자란 이유다.
“부모님은 오프라인을, 저는 주로 온라인을 애독합니다. 몇 년전 시집 온 집사람도 꼬박꼬박 한국일보를 보니 온 가족이 한국일보 독자인 셈이지요.” 박씨의 이같은 설명에 부인 연화씨는 “날렵한 행보로 짧은 시간에 많은 정보를 모아 전해주고 늘 새로운 것을 향해 나아가는 모습이 닭띠 한국일보와 남편의 닮은 점”이라며 거든다.
동서고금을 막론해 액을 쫓고 복을 부른다는 ‘근면과 다산’의 상징인 닭. 특히 그 새벽 울음은 희망의 메시지로 한인들에게는 더 친근하다. 해방을 맞은 1945년, 군사정권이 개막된 1969년, 제5공화국이 출범한 1981년, 또 문민시대가 열린 1993년처럼 특별히 닭띠 해마다 굵직굵직한 나라의 중대사가 많이 일어났기 때문일까.
밸리지역 벤추라 블러버드에 지국이 개설된 2주 만인 1969년 6월9일, 총 4면에 작은 제목과 본문활자는 모두 한글타자기로, 큰 제목은 손으로 직접 써서 첫 미주판 500부가 발행됐다.
현지면은 주 1회 싣고 매일 한국서 한국판을 항공으로 받아 재인쇄하면서 온 직원이 새벽마다 일일이 신문을 돌리던 한국일보가 오늘날까지 미주 한인사회 최대 일간지로서 그 정상의 자리를 고수하는 데는 ‘전 한인사회가 때론 떠나온 조국의 일로, 때론 발붙인 현지의 일로 함께 울고 웃으며 하나가 돼 동고동락한 그 중심에 꿋꿋이 서 온 덕분’이라는 평이다.
창간 띠동갑 독자 지미 박씨는 이제 36세 앞길 창창하고 성숙한 청년의 모습으로 2005 을유년 닭띠 해 창간기념일을 맞은 미주 한국일보를 향해 “한국 소식보다는 LA 현지 소식을 더 많이 다뤘으면, 또 광고보다는 할아버지부터 우리 앤드류 세대까지 폭넓게 읽을 수 있는 컨텐츠가 지금보다 더욱 많아졌으면 한다”고 전했다.
<김상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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