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액을 벌면서도 푼돈에 지나지 않는 푸드 스탬프를 챙기는 ‘위장 저소득’ 한인들의 얌체 행각은 아직도 여전하다.<신효섭 기자>
집중기획 시리즈 1
‘클린 커뮤니티’ 나 부터 변하자
한인사회는 100년의 탄탄한 이민역사를 다져왔다. 그러나 화려한 역사 뒤에는 아직도 낯뜨거운 모습으로 오늘의 우리를 부끄럽게 하는 자화상이 도사리고 있다. 본보는 창간 36주년을 맞아 미국사회 속에서 바로 서기 위한 심층 진단 시리즈 ‘클린 커뮤니티-나부터 변하자’를 8회에 걸쳐 게재한다.
소득 속여 웰페어 신청
벤츠 타고 푸드 스탬프
낯 뜨거운 타운 자화상
“나만 바보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나보다 돈 잘 벌고 고급차 타는 사람들도 복지혜택 한 두 개는 다 받고 있어요. 화가 납니다”
언제부턴가 한인들 사이에선 웰페어 같은 사회복지 혜택 하나 받지 못하면 바보가 될 만큼 거짓 서류를 꾸며서라도 정부혜택을 받자는 낯두꺼운 분위기가 만연돼 있다. 심지어는 한 사람이라도 더 정부혜택을 받아내는 것이 한인사회를 위한 것이라는 어처구니 없는 생각을 가진 한인들도 적지 않다.
벤츠를 몰고 와 푸드 스탬프를 신청하고 수 십유닛 규모의 아파트를 소유하는 사람이 SSI(저소득층 현금소득보조)를 타는 가 하면 정부혜택을 받기 위해 심지어 서류상 이혼하는 부부가 있을 정도다. 일부 한인들의 일그러진 정부 혜택 남용은 정직한 대다수의 사람들을 무능한 바보로 만들어 버린다.
“어처구니없는 경우가 많습니다. 저소득층이라고 해서 메디컬 신청을 한 분들이 주차장에서 보면 벤츠나 렉서스를 운전합니다. 자녀들 이름으로 되어 있다는 겁니다” 메디칼이나 푸드스탬프, SSI 등 한인들의 정부혜택프로그램 신청을 도와주고 있는 한 한인단체 관계자는 “한국에 수 십억대의 재산이 있거나 수 백만 달러짜리 부동산을 가지고 있다고 자랑하며 정부 혜택을 받게 해달라고 하는 사람들을 보면 기가 찰 따름”이라고 ‘위장 저소득층’한인들의 낯두꺼운 행태에 혀를 찬다.
저소득층 아파트에 입주하기 위해 재산을 한국으로 이전하고 뒷돈을 주고 순서를 바꿔치기하고 직장에 다니는 부인의 소득이 높아 SSI를 탈 수 없게 되자 부인과 이혼 서류를 꾸미는 기가 막힌 60대 한인 남성도 있다.
남들은 몇 년을 기다려도 얻기 힘든 저소득층 아파트를 부인 따로 남편 따로 두 개나 받아 놓고 두 집을 오가며 산다고 떠벌인다. 또 수 백만 달러를 호가하는 아파트를 소유한 한인이 메디칼에 SSI까지 타 가면서도 재산은 모두 자녀명의라 자신은 가난한 사람이라고 우기기도 한다.
1달러 짜리 점심티켓을 무료로 받기 위해 저소득층을 가장하는 한인 학부모들은 아이들에게마저도 빈축의 대상이다. 명문이라는 한인타운 인근의 한 초등학교에서 극빈층 학생용 무료 점심티켓을 받는 아이들의 상당수가 한인학생이다.
브로커를 동원해 정부혜택을 받으려다 웰페어 사기범으로 몰리는 사람도 적지 않다.
지난 달 LA카운티 사회복지국(DPSS)소속 수사관들은 다운타운에서 옷가게를 운영하는 50대 한인 여성의 가게로 들이닥쳐 회계장부를 압수해갔다. 소득을 숨긴 채 2년 전 메디칼(저소득층 의료혜택) 혜택을 받았다가 월페어 사기수사를 받은 것이다. 이 여인은 결국 수 만 달러에 달하는 메디컬 수혜 비용을 모두 토해내게 됐다. 또 월 소득이 1,500달러도 되지 않는다고 신고해 푸드스탬프를 챙겼던 55세의 한인 남성은 얼마 전 수 만 달러 짜리 새차를 구입했다가 월페어 사기범으로 수사를 받고 있고 교회에서 받는 한 달 용돈 200달러가 소득의 전부라고 메디칼을 신청했던 한 한인남성은 수 만 달러의 돈이 입금된 은행구좌가 발견돼 카운티 사회복지국(DPSS)의 소셜워커로부터 망신을 당하기도 했다.
물론 이런 문제가 한인사회만의 것은 아니지만 이민 100주년의 역사를 가진 성숙한 한인사회의 모습을 보여줄 때가 됐다는 지적이다. 강신용 공인회계사는 “출발은 정직한 세금보고에서 시작해야 합니다. 노스리지 지진이나 429폭동 당시 월페어를 타쓰던 한인들은 피해보상 조차 받지 못했지 않았습니까”고 주의를 환기 시켰다.
종업원 페이롤 텍스만 연 100여 만 달러를 납부하는 다운타운 의류회사 ENC의 배무한 사장은 “정직한 바보가 되면 걱정이 없어진다. 다른 업주들은 30%∼50% 정도 세금 보고할 때 난 100% 보고한다. 하지만 당당하고 떳떳해서 좋다”고 말했다.
<김상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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