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자는 사물과 현상의 본질을 꿰뚫어 세상사를 바로 보고 세상을 바로 하는 일의 가장 중요한 과정을 ‘바른 이름’을 붙여주는 일, 바로 ‘정명’이라 했다.
한인 사회에 거액의 투자 스캔들이 연이어 터지고 있고 비상식적인 수익을 보장한다는 소위 다단계마케팅을 내세우는 비정상적인 판매사들로부터 피해를 입는 사람들이 끊이지 않고 있다. 피해를 입은 사람들의 한결같은 목소리는 “정말 그 사람이 그럴 줄 몰랐다”는 것이다. 올바른 이름 붙이기에 실패했다는 고백에 다름 아니다.
‘투자 스캔들’의 주인공들이 처음부터 상식적으로 가능하지 않았을 투자스킴이나 수익모델로 거액의 돈과 수 백여명의 주위 사람을 끌어 모을 수 있었던 이유가 바로 ‘거짓 이름’ 붙이기의 성공이었고 투자 사기를 당한 피해자들에게는 ‘바른 이름’ 붙이기에 대한 실패였다고 할 수 있다는 점이다.
스캔들의 주인공들은 이들 피해자들에게는 ‘성공한 사업가’였거나 ‘돈 잘 쓰고 인심도 후한 부자’ 이기도 했고 ‘기발한 돈벌기 아이디어를 가진 머리 좋은 사람’이기도 했다. 심지어는 ‘커뮤니티를 위해 헌신하는 봉사자’이기도 했고 ‘믿음 좋고 자애로운 자선가’이기도 했던 것.
이들에게 ‘허황된 사업가’라는 ‘이름 붙이기’에 실패한 사람들은 여지없이 이들의 ‘비상식적인 수법’의 피해자가 되고 만 것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이들 피해자들의 ‘이름 붙이기’의 실패가 꼭 이들만의 책임은 아니다. 한인 사회 전체가 이들의 ‘이름 붙이기’ 실패를 방조한 책임을 면하기 힘들다는 것이다. 투자 스캔들의 주인공들에게 ‘유력 한인 단체의 대표’나 ‘유명 법률 전문가’ 의‘잘못된 이름’을 붙이는 데 모두가 일조 했다는 점이다.
사물과 세상사에 덧 씌워진 ‘거짓이름’을 드러내 여기에 ‘바른 이름’을 붙여주는 일을 ‘정명’이라고 한다면 커뮤니티 구성원 모두가 이 ‘정명’하는 일에 주저하지 않아야 할 것 같다.
김상목
사회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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