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월18일부터 20일까지 LA 컨벤션센터에서는 세계 최 대 규모의 게임 전시회인 E3 (Electronic Entertainment Exposition)가 열렸다.
올해로 11회째를 맞는 이 행사에는 400여 회사의 전시관이 세워졌으며, 80여개 국가에서 온 수만명의 게임 관계자들이 참가하였다. 게임산업개발원이 차린 한국관 부스에는 총 17개 업체가 입주하여 자사의 게임을 홍보하였으며, 올해 나스닥에 상장한 웹젠(Webzen)을 비롯하여 NC 소프트(Soft)등 한국이 낳은 세계적인 온라인 게임 업체들은 단독으로 부스를 마련하였다.
개인적으로 96년 프랑스 칸느에서 열리는 TV 프로그램 전시회인 MIPTV를 시작으로 많은 문화산업 국제 전시회에 참가하였지만 200여평 가량되는 NC 소프트와 웹젠의 단독 부스는 10여년 동안 내가 전세계를 돌아다니며 보아온 한국문화산업체들의 전시관들 중 가장 규모가 큰 것이었다.
한국인으로서 묘한 자긍심을 느꼈다고나 할까? 96년 프랑스 칸느 컨벤션센터에 코리아라는 국호로 세웠던 10여평이 될까말까한 의자도 없는, 그리고 디자인도 그렇게 촌스럽기만 한 채 덜렁 코리아 간판이 걸려 있던 한국관에서, 앉을 곳이없어 이미 보았던 전시관을 세번이나 돌고 다리가 아파져 전시장 바닥에 엉덩이를 깔고 앉아 워너브라더스와 같은 세계적인 기업의 화려한 전시관을 멍하니 바라보았던 애환이 있는 사람이면 나의 심정을 이해할 수 있으리라. 200여평나 되는 거대한 부스로 EA, 소니, 액티비전, Vivendi 유니버설 등 세계적인 게임 퍼블리셔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고 있는 한국 기업들의 모습은 그 비즈니스의 구체적인 내용과 성과를 떠나서 참으로 대견하고 기분 좋은 일이었다.
미국의 게임시장 규모는 2003년 기준으로 약 128억달러(약 13조)를 기록하고 있으며 전세계 시장의 약 34%를 점유하고 있다. 이 수치는 같은 해 자국의 극장 박스오피스 98억달러와 가정용 DVD/비디오 시장규모인 125억달러를 상회하는 큰 시장이라고 할 수 있다. 그 규모도 규모지만 미국 시장이 우리 나라와 다른 점은 PS나 X박스 등 비디오게임이 전체 시장의 83%를 점유하고 있으며 온라인 게임은 전체게임 시장의 5% 정도에 머물고 있다는 것이다. 반면 우리 나라의 경우는 발달된 브로드밴드의 영향으로 온라인 게임이 전체 게임시장의 36.1%를 기록하며 가장 높은 점유를 보이고 있다. 하지만 미국 시장의 5%는 거대한 시장 규모로 인하여 한국 시장의 36%를 차지하는 7,000억에 가까운 수치를 기록한다.
전세계 문화산업의 꽃이라 할 수 있는 장르가 영화라면, 게임은 과일이라고 할까? 그만큼 고수익을 올려주는 산업이다. 현재 세계의 주요 메이저사들은 이 달콤한 과실을 따기 위해 말 그대로 총성없는 전쟁을 하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와 소니는 차세대 게임기를 놓고 이번 E3에서 한판 승부를 벌였으며, 메이저 퍼블리셔들은 더 낳은 타이틀 확보를 위해 영화 대작들의 게임 제작화를 위한 저작권 확보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또 한국기업으로 대표되는 아시아 게임산업의 신흥 강자들, 즉 온라인 한국의 게임업체들이 다양한 플랫폼의 퍼블리셔를 지향하고 나섰으며, 비디오 게임기 회사 및 퍼블리셔들은 이제 비디오 온라인 게임들을 출시하고 있다.
오늘 글의 주제는 이번 E3행사 첫날 필자가 일하고 있는 한국문화콘텐츠진흥원 미국 사무소가 개최한 컨퍼런스의 주제였다. ‘Global Gaming: Korea Challenges the World’. 도전은 이제부터 시작이고 그 열매는 해당 기업뿐이 아닌 우리 나라 그리고 우리 민족 전체의 것이 되는 것이다.
신항우
한국문화콘텐츠 진흥원 미국사무소장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