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분쟁으로 종종 경찰이 출동하기도 한다.
교회분열 긴급 진단
최근 담임 교체기 맞아
중·대형교회 고질적 분규
이슈대결서 출발
감정싸움 거쳐
‘돈문제’로 귀결
24일 터져나온 토랜스제일장로교회의 분쟁은 최근 미주한인교계가 맞고 있는 난제, 즉 ‘후임목사 청빙을 둘러싼 교회내 세력다툼’이라는 고질적 병폐를 수면위로 드러낸 사건이다.
미주한인교계는 70~80년대 교회를 개척한 초대 담임목사들이 2000년대 들어 하나둘 은퇴하면서 요 몇 년새 교회들마다 후임 청빙이라는 과제를 안게 됐다.
지난 2~3년동안 남가주에서 리더십이 교체된 교회들을 보면 나성영락교회, 동양선교교회, 남가주사랑의교회, 은혜한인교회, 충현선교교회, 나성한미교회, 나성동신교회 등 한인 커뮤니티에서 굵직굵직한 중대형교회들이 모두 포함돼있는데, 이중 많은 교회가 후임 청빙과정에서 크고 작은 내분을 겪었다.
동양선교교회가 강준민 목사를 맞기까지 오랫동안 표류했던 사실은 이미 잘 알려져 있고, 남가주사랑의교회도 지난해 김승욱 목사 청빙과정에서 장로들이 두파로 나뉘어 심각하게 불화했었다.
김목사 취임후 교회가 안정을 찾은 지금까지도 그때 깊어진 상처의 뿌리가 그대로 남아있다는 것이 교인들의 이야기다. 이 외에도 올해말 김대순 목사가 은퇴하는 가나안교회가 최근까지 청빙작업을 둘러싸고 어려움을 겪었다.
목회자 청빙으로 빚어지는 분쟁은 크게 두 종류인데, 청빙전 자기가 원하는 사람을 데려오기 위해 벌이는 싸움과, 청빙후 후임목사를 놓고 교회가 둘로 갈라져 벌이는 싸움이다. 남가주사랑의교회가 전자에 해당된다면 후자의 경우는 미주성산교회와 순복음교회라고 볼 수 있다.
미주성산교회는 2년전 방동섭 목사 부임 후 교인들이 목사 지지파와 반대파로 나뉘어 싸우다가 얼마전 목사측이 교단을 탈퇴함으로써 교회가 분열되었다.
또 순복음교회는 3년전 부임한 이태근 목사에 대해 일부 교인들의 불만이 위험수위를 넘어서자 2주전 이목사가 사임의사를 밝힘으로써 사태가 일단락됐다.
한편 토랜스제일장로교회 사건은 이 두가지 요인이 다 포함된 복잡한 케이스로, 2년 이상 후임을 정하지 못한 이 교회는 박성규 목사 청빙 전에도 수많은 내분을 겪어왔다.
부목사였던 황인철 목사를 담임으로 세우려했을 때도 싸웠고, 이로 인해 수백명이 갈라져나가 은혜로교회를 세웠으며, 박성규 목사 청빙건을 놓고도 심각한 의견대립이 있었다.
그러나 문제는 청빙 후 더 심각해졌는데 박목사가 시애틀에서 남가주로 옮겨오면서 교단의 법적 절차상 하자가 생겨 인준을 받지 못하게되자 교인들이 목사 지지파와 반대파로 나뉘어 치열한 싸움을 벌여온 것이다.
모든 교회의 싸움은 ‘이슈 싸움’으로 시작돼, ‘감정 싸움’으로 고조되다가 결국 ‘돈 싸움’으로 귀결된다. 그러니까 처음에는 청빙 건을 놓고 대립한 의견들이 싸우지만 그 과정에서 다른 의견을 가진 상대방을 증오하면서 교인들끼리 감정적으로 싸우게 되고, 그 싸움 끝에 교회가 2개로 갈라지고 나면 그 때부터 건물을 차지하기 위한 법정 재산 싸움을 벌이는 것이다.
이러한 일련의 사태를 지켜보면서 안타까운 점은 교회싸움에서는 용서는커녕 양보도 없고 타협도 없으며 화해도 결코 없다는 것이다. 이웃을 네몸 같이 사랑하라든가, 원수를 사랑하라, 오리를 가자고 하면 십리를 가라, 일흔번씩 일곱번이라도 용서하라는 성경의 가르침을 따르려는 노력은 어디서도 찾아볼 수 없고, 서로 나만이 옳다는 아집에 사로잡혀 극단적이고 배타적이며 전투적이 되어버리는 것이 전형적인 교회싸움의 모습이다.
누구나 아는 대로 교회는 한인이민사회에서 가장 중요한 공동체이다. 지친 이민자의 삶을 달래주는 정신적, 신앙적 공동체요, 이웃을 돕고 사회에 봉사하는 지역 공동체이며, 전세계에 수많은 선교사를 파송하고 있는 선교 공동체이다. 이처럼 많은 사역을 감당해야할 소중한 인적 물적자원이 승자 없는 싸움에 소요되서야 되겠는가.
교회들이 좀더 성숙한 모습을 보여주기를 한인사회는 간절히 기대하고 있다.
<정숙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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