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네딕토 16세가 20일 시스틴 성당에서 교황 선출후 첫 미사를 집전하고 있다.
“기독교인 화합위해 노력”
타종교와 대화·공의회 개혁등 과제 지목
강경 보수 이미지 탈피 ‘회유적 제스처’
베네딕토 16세는 20일 바티칸 시스틴 성당에서 새 교황으로 집전한 첫 미사에서 기독교인들의 단합과 타종교와의 대화를 계속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베네딕토 16세는 TV로 생중계된 이날 미사에서 새 교황직의 최우선 과제로 그리스도를 따르는 모든 신자들의 단합을 지목하고 이는 막연한 호의에 그치지 않고 ‘구체적인 제스처’가 요구되는 본분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교파를 초월한 세계교회주의 추진 ▲타종교와의 대화 존속 ▲제2차 바티칸공의회의 개혁 실현 등을 과제로 강조, 강경 보수주의자라는 이미지에서 벗어나 회유적인 의사를 표시했다.
베네딕토 16세는 또 이날 강론에서 전임 교황 요한 바오로 2세를 추모하며 그의 발자취를 따를 것임을 확인했다.
그는 교황에 선출된 직후 자신이 부적합하다는 느낌을 받았지만 요한 바오로 2세가 자신을 교황 자리로 이끈 것으로 믿는다면서 “나는 나를 붙잡고 있는 요한 바오로 2세의 강한 팔을 느끼고 웃음 띤 눈을 보며, 지금은 ‘두려워하지 말라’고 내게 말하는 그의 음성을 듣는 듯 하다”고 말했다.
미국 추기경들은 베네딕토 16세가 전임 요한 바오로 2세 아래 거의 25년간 바티칸 교리수장을 지내면서 교리를 따르지 않는 사제 및 학자들을 처벌하는 임무를 맡아 냉정한 규율가로만 알려져 있으나 반대 의견을 들어주고 추기경단의 조언을 구하는 겸손한 지도자라고 주장하고 있다.
베네딕토 16세는 24일 교황으로 정식 즉위하는 한편 기자회견을 갖고 25일 외교 사절단을 배알할 예정이다.
■첫 미사 가톨릭계 반응
“진보 포용할 의지 없다”냉랭
교황 베네딕토 16세는 20일 집전한 첫 미사에서 기독교인들의 화합을 강조하며 회유적인 제스처를 보였으나 반응은 냉랭했다. 일부에서는 보수와 진보로 분열된 가톨릭 교회를 단합시킬만한 역량과 의지가 그에겐 없는 것 같다는 비판적인 견해까지 대두됐다.
새 교황은 20일 강론을 통해 “기독교 통합자가 되겠다”고 약속했지만, 보수의 틀을 그대로 유지하려는 집념이 워낙 강해 분열자로 역기능을 행할 위험성이 더 크다는 게 첫 미사를 지켜본 관계자들의 중론이다.
베네딕토 16세는 이번 강론에서 기독교인들의 단합을 유난히 강조하면서도 기독인들이 마르크시즘, 집산주의, 성도덕적 자유주의와 무신론의 물결에 흔들리고 있다는 경고와 함께 ‘상대주의’를 용인치 않겠다는 분명한 입장을 밝혔다. 이는 가톨릭계 진보파와의 타협 여지가 극히 제한되어 있음을 시사하는 발언이다.
그러나 다른 가톨릭 관계자들은 과거 요한 23세도 처음에는 별 볼일 없는 과도적 인물로 평가됐으나 제2차 바티칸공의회를 주도, 역사적 개혁을 이뤄냈다며 새 교황에 대한 판단을 당분간 유보할 것을 당부했다.
<우정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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