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번째 투표 ‘역대 두번째’
요제프 라칭거 추기경을 제265대 교황으로 선출한 이번 콘클라베는 불과 24시간만에 끝나 역대 두 번째 최단기 선출 기록을 세웠다.
관계자들은 이번 교황 선출이 진보-보수 노선 갈등으로 어려움을 겪을 것이라고 예측했으나 러칭거 추기경은 이틀만에 4번째 투표에서 115명으로 구성된 추기경단으로부터 3분의 2를 넘는 지지를 얻어 교황 교황으로 결정됐다.
지난 한 세기에 걸쳐 이처럼 교황이 이틀만에 선출된 사례는 1939년 유제니오 파첼리 추기경과 1978년 알비노 루치아노 추기경이 있다. 피첼리 추기경은 3번째 투표에서 3분의 2이상의 득표를 얻어 피오 12세가 됐고 루치아노 추기경은 4번의 표결을 거쳐 요한 바오로 1세로 선출됐다.
이변은 없었다
보수적 교리 ‘요한 바오로 2세 후계자’
전임 교황 투병땐 바티칸 총괄 구심역
이변은 없었다.
제 265대 교황을 선출하기 위한 비밀회의 콘클라베에 참석한 추기경단 115명은 회의 시작 이틀만에 독일 태생의 요제프 라칭거(78) 추기경을 바티칸의 새로운 수장으로 추려냈다.
독일인 교황이 탄생한 것은 11세기 이후 거의 1,000년만의 일. 그러나 바티칸 관측통들은 콘클라베가 시작되기 전부터 일찌감치 독일인 교황의 탄생을 점쳤었다.
이같은 예측의 근거는 교황 선출에 참여한 115명의 추기경들 가운데 112명이 요한 바오로 2세에 의해 추기경에 임명된 ‘친왕파’ 소속이고, 1981년부터 바티칸 신앙교리성 수장으로 교황을 보좌해온 라칭거 추기경이 이들의 구심점에 위치하고 있다는 점이었다.
라칭거 추기경은 요한 바오로 2세가 파킨슨병과 고령으로 2000년대 들어 활동반경이 급격히 좁아지자 그를 대신해 바티칸의 일일 업무를 총괄하는 등 명실상부한 후계자 역을 수행해 왔다.
교황 선종 후 장례식을 주재한 그는 여러 강론을 통해 교황청은 시류에 영합하지 않고 교리의 원칙을 지켜야 한다고 누차 강조, 보수그룹의 결속력을 이끌어냈으며 교황을 선출하는 추기경단의 의장 역을 맡아 명실상부한 바티칸의 최고 실세임을 입증했다.
그에게 불리한 요소로 작용할 것이라던 나이 역시 플러스가 됐다는 지적도 있다. 전임자인 요한 바오로 2세가 58세라는 젊은 나이에 즉위, 장장 26년간 재위하면서 중앙집권을 강화한데 대한 내밀한 반발기류가 78세의 고령으로 재임기간이 상대적으로 짧을 수밖에 없는 라칭거 추기경에게 표를 몰아주는 원동력으로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일부 관계자들은 요한 바오로 2세의 지나친 보수색에 대한 반발과 변화에 대한 갈망이 ‘화학변화’를 일으켜 상대적으로 개혁성향이 짙은 제 3국의 후보에게 ‘반란표’가 몰리지 않을까 기대를 품기도 했으나 콘클라베의 이변은 끝내 일어나지 않았다.
<이강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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