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임’ 대도시 시장 29명 채점
공금유용·정경유착·특혜시비로 오명
시사주간지 ‘타임’이 최근호에서 주민 50만명 이상의 미 전국 대도시 시장에 점수를 매겼다. 일단 요건에 맞는 시는 29개다. 이들 도시의 시장은 22명이 민주당, 6명이 공화당, 무소속이 1명이다. 재임시 범죄, 교육, 재정, 환경, 경제, 윤리 등 다양한 이슈를 기준으로 평가했다. 업적이 뛰어나도 주민 수가 작아 제외된 시장들도 있다. 그러나 이들 가운데 꼴도 보기 싫은 시장도 있다. 밑바닥 ‘3인방’의 면면을 들추어본다.
■샌디에고 시장 딕 머피
“은퇴연금기금 13억5천만달러 부족한데
연금지급액 인상·노조위원장들에 특혜”
2000년 시장에 선출됐을 때 딕 머피(62)는 자신만만했다. 지지부진한 운동경기장 건설 프로젝트를 원만하게 진행할 것이라 장담했다. 또 샌디에고 비치를 폐쇄하게끔 만든 하수 오염문제를 말끔하게 해결하겠다고 호언했다. 그러나 수피리어 코트 판사 출신인 머피는 이보다 크고 골치 아픈 이슈에 휘말려 버렸다. 13억5,000만달러나 부족한 시 공무원 연금이 바로 그것이다.
머피는 지난 11월 선거에서 거의 낙선할 뻔했다. 물놀이 기구를 파는 서프 샵을 주인인 다나 프라이에가 선거 막판에 출마해 기염을 토했기 때문이다. 실제 표도 프라이에가 더 많이 얻었다. 그러나 프라이에 지지자 5,500명이 투표용지에 기표를 잘못하는 바람에 무효 처리되면서 머피가 행운을 얻은 것이다.
연금기금 부족은 전임 시장으로부터 떠맡았다. 그러나 2002년 차입 잔금을 일시 지불해야 하는 상황에서도 머피는 해결책을 제시하지 않았다. 연금에 민감한 유권자들의 심기를 고려한 것이다. 부족한 기금을 확보하고 필요한 수술을 단행하기는커녕, 연금 지급액을 인상하고 노조위원장들에게 특별 혜택을 준다는 약속으로 은퇴연금이사회의 승인을 받았다. 연방수사국과 연방검찰 등이 현재 이 협상 내용을 조사하고 있다.
■디트로이트 시장 퀘임 킬패트릭
“공무원 3천명 해고·24시간 버스운행 폐지
공금으로 아내에게 링컨 네비게이터 리스”
퀘임 킬패트릭(34)은 열정적인 인물이다. 노인센터들을 두루 다니면서 젊은 피의 패기를 선보여 유권자들을 끌어들였다. 힙-합 공연장에도 거의 빠짐 없이 찾아다녔다. 젊은 층 표심도 끌어당겼다. 유권자들이 있는 곳은 어디든 제 집 드나들 듯했다. 파워와 정열을 바탕으로 한 그의 선거 캠페인은 3년 전 그에게 시장 자리를 선사했다.
그러나 그는 시장이 된 뒤 붉은 색 고급 차 링컨 네비게이터 스캔들에 휘말렸다. 처음에 극구 부인하다가 결국 시정부가 이 차를 리스 하는 비용 2만4,995달러를 지난 1월 지불했음을 시인했다. 게다가 이 차는 그의 아내를 위한 차였다.
디트로이트 시정부가 2억3,000만달러에 달하는 재정적자로 공무원 3,000명을 해고할 수밖에 없었던 상황이고 24시간 버스 운행도 중단할 정도였음에도 시장이 공금으로 아내에게 고급 차를 리스해 주었다는 것은 도통 말이 되지 않는다.
그러면서도 그는 경호원을 21명이나 데리고 다닌다. 주민이 3배나 많은 시카고 시장의 경호원이 15명인 것을 보면 겁도 많은 모양이다. 그는 또 자신의 경호원들의 비리를 조사하려는 게리 브라운 경찰국 내사담당 2인자를 해고했다. 보스의 허가를 받지 않았다는 게 이유였다.
■필라델피아 시장 존 스트릿
선거본부 핵심측근들 정부계약 쥐락펴락
법정오른 논공행상 스캔들 레임덕 앞당겨”
존 스트릿(61)이 시청에 입성할 당시 그는 필라델피아의 주거환경 개선에 야심에 차 있었다.
안전하고 쾌적한 환경을 만들겠다는 포부를 지녔었다. 실제 그의 과업은 진척이 있었다. 그를 비판하던 사람들까지도 주목할만한 개선을 긍정 평가했다.
그러나 그는 이러한 개선의 주인공으로 기억되지 않을 것이다. 오히려 이러한 개선 과정에서 빚어지는 온갖 부정 부패의 진앙으로 기억될 것이란 게 관계자들의 지적이다.
시장 자신이 타락했다는 증거는 없다. 그러나 연방검찰은 시장의 측근이며 기금모금자인 론 와이트가 시 정부 계약업무를 총괄하면서 2003년 선거에서 기금을 낸 기부자들과의 부정한 거래를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논공행상을 하고 있으며 여기에 시장의 측근이 개입돼 있다는 혐의다. 와이트는 재판 받기도 전에 사망했다.
하지만 시장의 재선캠프에서 일한 전 시정부 재무관인 코리 켐프와 4명의 다른 피고들은 재판을 받았고 배심원의 평결을 기다리고 있다.
시장의 선거캠프 스캔들의 그의 레임덕을 1년 앞당겼다. 그의 정치 생명이 그만큼 줄어들고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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