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찰 챙기고 지불정지 등 수법 수십만달러 피해도
평소 안면 미끼
신원확인 소홀
신고조차 못해
연말 잇따른 부도수표 사태로 한인 첵캐싱 업계가 어수선하다. 피해 규모도 업소에 따라 수만 달러에서 최고 수십만 달러까지 다양하지만 노출을 꺼리는 지하경제 본능 때문에 피해 업소들은 신고도 못한 채 분만 삭히고 있다.
최근 타운내 한 첵캐싱 업주는 아는 사람 소개로 찾아온 한인이 제시한 한인 금융회사 수표 3장을 현금화 해 주었다가 1만달러가 넘는 손해를 입었다. 수표를 바꿔주기 전 수표 발행 은행에 전화를 걸어 잔고 확인까지 했지만 입금된 수표는 ‘잔고 부족’ 으로 되돌아 왔다. 수표 발행 회사는 물론 수표를 바꿔간 사람과도 연락이 닿지 않아 업주의 마음은 바짝 타고 있다. 경찰 신고를 고려했지만 자신도 탈세를 하고 있는 처지라 썩 내키지 않는다.
또다른 첵캐싱 업소는 타운에서 개업중인 변호사 사무실이 발행한 수표를 바꿔 주었다가 30여만달러의 피해를 입었다.
수개월 동안 믿고 거래해 온 변호사사무실 사무장이 이 달 중순 긴급 운영자금이 필요하다고 사정해 바꿔 준 수표가 모두 지급 정지됐다.
부랴부랴 변호사 사무실에 연락을 취했다가 한인 사무장에게 면허를 빌려주었던 변호사는 금융사고 사실을 전혀 모르고 있다는 터무니없는 사실만 추가 확인했다.
주변에서는 주 변호사협회에 고발하라고 부추기지만 변호사까지 잡혀가면 돈을 받아낼 가능성이 아예 없어질 것 같아 망설이고 있다.
30일 업계 종사자들은 “‘누구 집에서 얼마를 당했다’는 식의 새로운 소문이 끊이지 않고 있다보니 친한 업소끼리는 매일 연락을 취해 주의해야 할 수표 환전 의뢰인에 대한 정보까지 교환하는 실정”이라며 “거래인의 신원도 정확히 파악하지 않은 채 인정에 끌리고 수수료가 탐이 나 무조건 수표를 바꿔 주다보니 생긴 결과”라고 말했다.
피해를 입어도 마음놓고 신고조차 못하는 치명적 약점이 있지만 첵캐싱 업계는 성업 중이다.
업계에 따르면 현재 다운타운 한인 상업지역과 코리아타운 일대에서 운영되고 있는 첵캐싱 업소는 줄잡아 100여 개. 환전 액수의 1∼1.5%를 수수료로 받고 영업중이다. 한 업계 종사자는 “뚜렷한 사업체가 없는 실정이다 보니 사고만 없으면 10만 달러로 20만 달러를 만드는 업계에 매력을 느끼는 사람들이 많다”고 말했다.
이들 업소를 통해 환전되는 액수도 천문학적 수치다. 한 업계 종사자는 이들 업소를 통해 환전되는 액수는 월 1억달러가 넘는다고 주장했다. 이 종사자는 “첵 캐싱 업소를 이용하는 사람들은 탈세 등 목적으로 자금 흐름을 감추려는 의도가 짙다”며 “한인사회 지하경제의 규모를 가늠하는 잣대로 생각하면 된다”고 주장했다.
<김경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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