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화나 유로에 대한 달러 가치가 계속 떨어지면서 해외여행에 나서는 한인들의 부담이 커지고 있다.
한국·유럽 방문시 경비부담 증가… 환율 더 떨어질 수도
관광사들도 타격
다음달에 부모님을 뵈러 한국을 찾을 계획인 한인타운 직장인 L씨(29).
2년만에 고향에 돌아가는 것이라 설레던 마음이 최근 들어 많이 가라앉았다. 달러가 약세를 보이면서 원화는 갈수록 더 평가절상 되고 있어서다.
L씨는 월급 받아 조금씩 모아둔 2,000달러를 여비로 책정했었다. 지난 1일엔 은행에서 1달러를 팔아 원화로 바꾸면 1099.42원을 받을 수 있었기 때문에 L씨는 220만원 정도를 쓸거라 생각했었다.
하지만 환율은 18일 1083.83원으로 떨어졌고, 앞으로도 하락세는 이어질 가능성이 높아 한국에서 쓸 돈을 줄게 된다.
L씨처럼 연말에 해외 여행이나 출장을 계획했던 한인들이 ‘약 달러’에 울상이다. 달러를 바꿔도 대신 들어오는 유로나 원화가 줄기 때문이다. 예전과 똑같이 지출하려면 달러를 더 바꿔야 해 비용 부담은 늘어날 수밖에 없다.
환율 영향이 가장 피부에 와 닿는 곳은 유럽 전문 여행사들이다. 이들은 당장은 상품 가격을 올리지 않았지만 유로화 가치가 계속 오르면 수익성이 악화돼 가격을 유지할 수 있을 지 자신이 없다.
이종근 지구촌 여행사 사장은 “유럽 여행 상품 가격을 올리지 않아 여행객이 아직 줄지는 않았다”며 “그렇지만 유로와 달러의 환율을 1대1로 생각하던 소비자들이 여행 옵션과 팁을 묻다가 선뜻 결정을 못 내리기도 한다”고 말했다.
19일 현재 1유로는 1.3074달러다. 2000년말 1유로가 82센트였던 것과 비교하면 유로화 가치는 무려 67%가 상승했다. 1,000달러를 바꾸면 1,220유로를 얻을 수 있었던 게 765유로로 줄어 가만히 455달러를 손해보는 셈이다.
이 사장은 “유럽 여행에 나서면 평균 500∼1,000유로를 용돈으로 쓰는 데 그 수준을 유지하려면 달러를 더 많이 바꿔야만 한다”며 “유럽 식당이나 호텔 등 웬만한 곳은 달러를 받지 않아 환전을 안 할 수도 없다”고 말했다.
이와는 반대로 약 달러로 한국에서 오는 여행객은 득을 보지만 이마저도 한국이 경기가 좋지 않아 방문자 수가 줄어 연말을 앞두고 여행사들은 이래저래 울상이다.
<김호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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