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경의식을 받기위해 소녀들이 흰 예복을 입고 서 있다.
(Moolaade)
아프리카 여성 문제
열린 가슴으로 터치
아프리카 영화의 시조로 아프리카인들의 삶과 가족과 전통 및 사회문제 그 중에서도 특히 여성 문제를 날카롭고 심층적으로 다루고 있는 세네갈의 노장 우스마네 셈베네 감독(81)의 작품이다. 그는 여기서 아직도 아프리카에서 일종의 의식행위로 자행되고 있는 소녀들에 대한 포경수술 문제를 다루면서 여권 신장을 비롯해 진보와 전통의 갈등 등을 관용의 자세로 얘기하고 있다.
일종의 페미니스트 영화로 가혹한 포경수술 의식을 통렬하게 비판하고 있는데 단순히 직설적이요 사회 문제를 의식하는 사실주의적 서술 방식을 너머 상징과 은유와 함께 신화적 색채와 전통음악을 풍성하게 섞어가며 다채롭고 재미있게 서술하고 있다.
이와 함께 아프리카 마을과 사람들의 모습과 삶을 알록달록한 색채를 사용, 생동감 있고 따스하고 우습고 지혜롭게 묘사하고 있다.
만행을 다루면서도 단순히 그것을 비판하는 차원을 초월해 그같은 의식의 행위자와 피해자들의 얘기를 큰 가슴으로 포용하면서 마치 화해를 종용하듯 ‘설법’한다. 매우 긍정적이요 계몽적이요 또 차원 높고 기분 좋은 대가의 작품이다.
서 아프리카의 한 작은 마을에 사는 강철같은 의지를 지닌 중년 여인 콜레(파투마타 쿨리발리)의 집에 어린 소녀 4명이 뛰어 들어온다. 이들은 포경수술을 피해 도주해온 것(소녀의 외음부를 절단하는 이 생명마저 앗아갈 수 있는 의식은 지금은 아프리카에서 법으로 금지돼 있으나 시골마을 등에서 계속해 전통적으로 실시되고 있다). 콜레는 소녀들을 자기 보호 하에 받아들인 뒤 무라데(성역)를 선언한다. 무라데를 침범하면 천벌을 받는다는 전통 때문에 동네 원로를 비롯해 의식행위 여인들이 모두 콜레의 집엘 들어서질 못한다.
둘째 아내인 콜레는 과거 자기 딸도 포경수술을 안 시켜 딸의 결혼 가능성마저 위태롭게 만든 혁명적 여인. 무라데를 선언한 콜레 대 온 마을이 팽팽한 대결을 하면서 목가적인 마을에 태풍이 휘몰아친다. 셈베네는 미신과 이슬람과 시골까지 밀고 들어온 세계화 및 유럽의 식민정책 등 다양한 문제를 대단히 인간적인 솜씨로 서두르지 않고 여유 있으면서도 힘차고 단호하게 처리했다.
쿨리발리가 영화를 혼자 짊어지다시피 하며 뛰어난 연기를 한다. 성인용. New Yorker. 뉴윌셔(310-281-8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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