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지형 로데오 스포츠 사장이 매장에서 장구를 치고 있다.
김지형 로데오 스포츠 사장 국악 작곡가로 데뷔
14일 오후 한국행 비행기에 오르는 김지형 로데오 스포츠 사장의 여행 가방에는 오선지가 들어있다. 밤잠 자는 걸 미뤄 가면서 혼신의 힘을 다해 그려 넣은 음표들이 오선지에 빼곡하다.
“만수산 만수동에 만수정이 있더이다/이 물로 술을 빚어 만수주라 하더이다/진실로 이 잔을 곧 잡으시면/만수무강 하오리다…(이하 생략)”
김 사장이 12월13일 있을 한국 국립국악원의 연주회에서 처음 발표하는 창작곡 ‘만수무강’의 가사다. 남녀 가객이 이중창으로 부르는 이 곡은 환갑, 칠순 잔치에서 부모님들의 만수무강을 비는 내용이다. 아내 애나씨는 “가을 바람만 불면 국악이 저 사람을 홀리는 것 같다”고 표현한다. 평소에는 운동화 가게를 잘 운영하다가 가을만 되면 국악 열정을 주체하지 못하는 남편을 그렇게 말한 것이다.
김 사장의 이력을 보면 수긍이 간다. 한양대 국악과 75학번으로 이론과 작곡을 공부한 김 사장은 부산 구포여상에서 국악을 가르치기도 했다.
1983년 미국으로 건너와 결혼과 동시에 생계를 꾸리기 위해 국악과는 거리를 뒀지만 김 사장의 마음마저 국악을 떠나지는 못했다. 스포츠 용품점을 운영하며 가족을 뒷바라지하면서 LA 민속악회인 ‘시나위’의 회장을 맡아 연주회도 열었다.
한 라디오에서 ‘김지형의 신나는 국악’프로그램을 진행하며 한인들에게 국악의 참맛을 깨닫게도 했다. 방학이면 어린이들을 위해 단소, 가야금, 거문고 강습회를 열기도 했다. 2년간 칼스테이트 풀러튼의 민족음악과 강사로 나가며 다른 민족에게 국악을 전도하기도 했다.
김 사장이 한국에까지 알려지게 된 계기는 2002 한일월드컵이다. 김 사장은 한인 시인 김동찬씨의 ‘민들레’에 곡을 붙여 문화행사에 출품했는데, 미국 문화가 국악에 잘 녹아들어 색다른 국악을 창조했다는 평가를 들었다.
김 사장은 “사업한다고 국악에 대한 관심마저 끌 필요는 없지 않겠냐”며 “장사에 지장이 있지만 꿈꾸는 이가 멋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호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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