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세는 법적으로 중요한 갈림길이 되는 나이다. 알콜 사용을 제외한 모든 자유가 그 나이에 이른 청소년에게 법적으로 주어지기 때문에 자칫 잘못하면 자유가 방종이 되는 것은 시간 문제다.
일단 자녀가 18세가 되면 투표를 할 수 있고, 부모 동의 없이도 다른 사람과 차를 사고 파는 계약부터 시작해서 집을 사고 팔 수 있는 권리까지 주어진다. 어디 그뿐인가.
미성년자가 소송을 하려면 부모가 대신해서 소송을 제기해야 하고 그 소송에서 승소하여 돈을 받으면 18세가 될 때까지는 부모가 관리해야 한다. 그러나 어느 날 하루 상간에 어제는 미성년자였던 내 아이가 18세 생일을 지내고 바로 그 다음날 갑자기 형사문제에 연루되는 세상이니 어찌 법만 탓하랴. 이렇게 18세가 되면 자유가 주어지지만 형사문제와 연결되면 얘기는 확 달라진다. 17세라면 아주 가벼운 형량을 받을 일도 18세란 이유로 청소년 법원에서는 보호해 주지 않는다. 덩치만 컸지 철부지 같은 우리 자녀들은 어리벙벙한 상태에서 성인 법정에 서서 법적 절차를 통과하고 본인 스스로가 모든 것을 책임져야 하는 것이 우리의 현실이다.
그러면 청소년기의 여러 가지 문제에 대해 부모가 어떻게 개입하는 것이 가장 효과적인 우리의 개입방법은 무엇일까. 법적으로 성인인 18세 자녀를 둔 부모들이 이구동성으로 말하는 것이 “우리 애는 아직 어린애예요”다. 그도 그럴 것이 이곳서 나서 자란 애들은 왠지 어리숙한 구석이 있으니 말이다.
쪽집게 같은 해결책은 아니지만 우리 부모들이 먼저 사춘기 자녀들의 스트레스, 개인적인 취약성, 지원 시스템(supporting system), 그리고 사회적응 능력을 이해해야 하고 전략을 세울 수 있어야 한다.
첫째로 사춘기 자녀들의 스트레스는 종류가 다양한데 단순한 생활 사건일수도 있고 얽히고 설킨 대인관계의 복합적인 문제일 수도 있으며 자녀가 처한 환경의 변화 때문에 오는 일시적인 스트레스일 수도 있다. 여기서 스트레스의 강도와 심각성을 이해하는 것은 부모의 몫이다. 중요한 것은 스트레스가 주는 충격의 정도가 적응 문제까지는 예측해 주지 않는다는 점이다. 개개인이 그 스트레스에 부여하는 주관적 의미와 개인의 신체와 기질(temperament)에 따라 큰 차이가 있다.
둘째로, 개인의 취약성인데 기본적으로 청소년 시기에는 학업의 성취와 이성관계가 가장 심각한 스트레스가 된다. 지능과 정서적인 성숙도와 과거의 경험들, 문제 극복 기술은 자녀들에 따라 각기 다르다.
셋째로는 지원 시스템인데 부모의 이해정도, 기대, 양육기술, 부모의 지지도가 청소년에 따라 도움도 되지만 오히려 스트레스로 작용할 수 있다. 더 솔직히 말하면 스트레스를 부추길 때가 많다.
진단을 해야 처방전이 나오지 않을까. 사춘기 자녀를 둔 부모들은 최선의 사랑도 중요하지만 전문 상담가와 대화하고 해결책을 찾는 것도 유익할 것 같다.
박재홍 <변호사>
(714) 901-45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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