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카고에 본사를 둔 월드베스트 베이스사는 하노이 사무소에서 뽑은 자료를 세계 각국의 고객들에게 보낸다. 사무실 벽에 걸린 호치민의 사진이 인상적이다.
시카고에 본사를 둔 투자정보회사인 월드베스트 베이스사의 베트남 하노이 사무소. 벽에 호치민의 사진이 걸려있고 젊은 베트남 남녀 직원들이 인터넷을 통해 세계 각국의 투자정보를 찾고 분석하기 위해 분주히 움직이고 있다. 한 여직원은 이머징마켓에 관심이 있는 영국의 고객에게 카자크스탄과 모리티우스의 주식시장정보를 뽑아서 스프레드쉬트로 만들어 이메일로 보내고 있고, 옆의 직원은 미국의 한 기업에 관한 투자정보를 모으기 위해 미증권거래소의 기업 파일링을 인터넷으로 뒤지고 있다. 뽑은 자료와 정보는 세계 각국의 투자회사나 개인투자 고객들에게 보내져 호평을 받고 있는데 전부 대학을 나온 이들 직원들을 고용하는 비용은 극히 저렴하다. 신입직원은 월 100달러에서 시작한다. 세계 여러 국가를 두드리다 지난해 최종적으로 베트남에 사무소를 연 것을 월드베스트사도 만족해하고 있다.
월 100달러면 대졸 신입사원 고용
수학 컴퓨터 능력 갖추고 충성도 높아
“비싼 인도 중국에 비해 손색없다” 평
아웃소싱의 전진기지로 뜨고 있는 베트남. 최근 뉴욕타임스가 베트남으로 진출하고 있는 아웃소싱 전문 업체들을 보도했다.
베트남이 아웃소싱 대국으로 거듭나기 위해 국가적 노력을 경주하고 있다. 수학은 베트남 교육제도에 있어서 전통적으로 강조돼 왔으며 최근에는 정부차원에서 컴퓨터 기술 교육을 강화하고 있다.
동시에 베트남의 인건비는 극도로 낮다. 월드 베스트 베이스사는 회계학 또는 파이낸스 전공 대졸자를 첫 월급 100달러로 데려다 쓰고 있다. 인근 중국이라면 비숙련 노동자에게 지급해야할 월급밖에 안된다. 경력을 쌓은 유능한 직원도 월 400달러면 된다. 아주 저렴한 임금과 수학적 소양이 갖춰진 양질의 인력은 베트남의 매력이다.
“베트남은 앞으로 5년쯤 지나면 인도를 비롯한 다른 나라와도 경쟁을 벌일 것”이라고 주 베트남 대사를 지낸 피트 피터슨은 전망한다.
그러나 베트남은 후발주자이기 때문에 난관도 많다. 저기술직은 인도나 말레이시아, 필리핀 등의 나라 인력이 선점하고 있고, 고임금 컴퓨터 프로그래밍 일자리는 인도의 유명한 방가로레나 하이데라바드와 같은 도시가 차지한다.
사이공 함락 30주년을 맞는 베트남은 지구상 가장 가난한 나라중 하나로 남아있고 여전히 공산치하에서 중국보다 훨씬 느린 속도로 자본주의를 수용하고 있다.
정부의 관료주의와 규제는 걸림돌이며 아웃소싱 작업의 전제가 되는 영어 말하기와 쓰기 수준은 낮다. 프랑스어는 강한 편이다. 도로 시스템도 중국에 비해 상태가 나쁘며 외국인의 투자도 미흡하다. 해외로부터의 투자는 중국에 수많은 현대적 건물과 공장들이 들어서게 한 원동력이었다.
이런 이유 때문에 아직은 전화회사나 컴퓨터 프로그래밍 회사와 같은 거대 기업은 관심을 보이지 않고 있다. 해외로 빠져나갔던 베트남인들이 경제력을 갖추고 모국으로 돌아오고 다국적 중소기업들이 십여개 진출, 희망을 보이고 있는 정도다.
호치민시(전 사이공)에 100명의 직원을 두고 있는 아틀라스 인더스트리사. 건축도면을 받아서 자세한 청사진으로 바꿔 영국의 건설업체에 제공하는 대행업체인데 이 회사 창업자이자 사장인 조셉 울프는 인도 대신 베트남을 선택했는데 베트남 종업원들은 직업적 충성심이 강해 회사를 잘 바꾸지 않기 때문이었다. 인도에 진출한 기업들이 부딪치는 가장 큰 난관은 직원들이 자주 자리를 옮기고 해외로 빠져나간다는 점이다.
월드베스트사도 처음에는 아랍어 고객을 위해 두바이에 사무소를 열 계획이었으나 두바이의 인건비가 매우 높고 아랍인 직원을 구하기 어려워 포기했다. 가능한 인력이 인도나 방글라데시, 파키스탄, 필리핀인들이었다.
그 다음은 인도를 노크했으나 데이터 엔트리 직원들이 게으르고 작업의 질이 떨어져 그만 뒀다. 3년전에는 말레이시아 쿠알라 룸푸르에 사무소를 열었으나 대졸신입자 월400달러, 경력이 조금 있으면 월 800달러로 상당히 높은 편이다. 그보다 더 나쁜 것은 직원들이 일을 좀 배우면 금새 빠져나가 투자은행이나 증권사를 위한 인력만 양성해주는 꼴이라 애로가 많다.
우려곡절 끝에 지난해 하노이에 사무실을 열게 됐는데 대졸 우수 인력을 저렴하게 이용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직장과 가족에 대한 충성도가 높아 월드베스트사는 대만족이다. 고객들도 하노이 사무소에서 제공하는 정보가 인도나 다른 나라에서 제공하는 정보에 비해 우수하다는 평을 하고 있어 하노이 사무소를 더 늘릴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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