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대보다 돈 잘쓰고 충성도 높아 의류·음반 업계 주류 부상
한인타운에서 음반 가게를 운영하는 박모씨는 8월 매출 보고서를 최근에 받고서 자신의 눈을 의심했다. 가게 연 지 7년만에 처음으로 매출이 평소의 3분의 1로 줄었기 때문이었다.
“업소 문을 닫던지, 아니면 사업 방향을 바꾸던지 고민이 이만저만이 아니다”는 A씨가 위기 탈출을 위해 예의 주시하고 있는 시장은 30대 후반∼40대 ‘허리 세대’.
기존에 음반을 가장 많이 구입하던 10대들이 온라인 음악 다운로드 시장으로 옮기면서 생긴 빈자리를 이들이 메우며 음반 구입의 새 주류로 등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A씨처럼 ‘허리 세대’를 주고객으로 삼으려는 한인 업체들이 늘어나고 있다. 이런 움직임은 인터넷 보급으로 지각 변동이 심한 음반 업계와 내년부터 발효되는 섬유 수입 쿼터 폐지에 따라 변신을 노리는 의류 업계에서 더 뚜렷하다.
LA 다운타운에서 의류 업체를 운영하는 윤모씨도 주니어용 진을 만드는 일을 포기하고, 미시족을 겨냥한 탑 라인을 구축하고 있다. 중국 등지에서 쏟아져 들어올 싼 진과 더 이상 경쟁하는 게 무의미하기 때문이다.
윤씨는 “저렴한 게 경쟁력이 10대 진 시장은 물량이 중요한 데 거기에 맞서기에는 역부족”이라며 “30대 이상은 스스로 구매 결정권을 갖고 있으면서도 한 업소에 대한 충성도가 좋다”고 말했다. 이 시장은 또 젊음을 유지하려는 경향이 강한 40대에도 파급 효과가 있어 마케팅에 중요하다는 게 Y씨의 설명이다.
이런 현상은 통계에서도 나타난다. 시장조사 기관인 NPD에 따르면, 35∼54세 여성들이 지난해 8월부터 1년간 미국에서 쓴 돈은 307억달러로 1년 전보다 1.7%가 늘었다. 반면 13∼17세 남녀 청소년이 같은 기간에 지출한 액수는 119억달러로 한해 전에 비해 10.3%가 감소했다.
이런 추세는 그대로 음반 업계에 타격을 주고 있다. 청소년들은 온라인에서 음악을 내려 받아 MP3플레이어 등으로 듣는 게 더 편해 CD 구입이 눈에 띄게 줄었다.
뮤직플라자 관계자는 “탤런트 양미경, 이미연 등이 30, 40대가 젊었을 때 즐겨듣던 포크송과 발라드를 묶은 음반을 낸 뒤 이들의 음반 구매는 많이 늘었다”며 “노래방이 많이 생겨 노래를 부를 경우가 많아진 것도 허리 세대의 음반 가게 방문을 늘린 계기”라고 말했다.
<김호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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